이복현 “국내 인뱅, SVB와 달라…소액생계비대출 호응 놀라”

“채권 비중 낮고 단기채 위주”
은행 폐쇄 절차 강화 시사
“지배구조 제도적 장치 곧 발표”

30일 열린 우리은행 시니어플러스점 2호점 개점식에 참석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기자들에 둘러싸여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30일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를 계기로 불거진 토스뱅크 등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위기설을 일축했다.

이 원장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에서 열린 우리은행 ‘영등포 시니어플러스 영업점 개점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내 인터넷은행은 SVB와 달리 채권 비중이 작을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증권이 단기채 위주로 구성돼 있어 가격 변동 위험이 그렇게 크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여신 측면에서 볼 때도 부보 대상이 되는(예금보호제도 적용을 받는) 가계 여신 비중이 크기 때문에 외국 사례보다는 상대적으로 더 세련돼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금융기관들의 자산 건전성에 대해서는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면서도 “브릿지론 등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이슈 관련 사전 준비와 프로그램 마련이 필요하다고 보고 챙겨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터넷과 모바일 금융거래에 익숙치 않은 시니어들을 위한 우리은행 시니어플러스점 2호점이 서울 영등포에 개점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오른쪽 두번째)과 임종룡 우리금융그룹회장(왼쪽 두번째) 등 참석자들이 지점 고객 대표들과 함께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은행권의 사회적 책임도 재차 촉구했다. 이 원장은 최근 몇 년간 은행 점포 폐쇄 가속화와 관련해 “지나치게 급격하게, 단기 비용 절감을 위해 점포가 폐쇄될 경우 소비자들의 금융 접근성 저하 등 부차적인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현재 인허가를 수단으로 한 점포 폐쇄 관련 통제 수단은 존재하지 않고 사후에 적정성을 보는 형태로 제도가 설계돼 있는데 최근 점포가 어떤 평가를 거쳐서 폐쇄됐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몇 년 치를 보고 점검한 뒤 국민이 보기에 납득할 수 있는 기준이 정립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폐쇄 절차 강화를 시사했다.

27일 시작된 소액 생계비 대출과 관련해서는 “뜨거운 호응에 놀랐다”면서 “금융기관들이 추가로 소액 생계비 대출과 유사한 형태의 지원 활동들을 준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이 대거 연임한 것을 두고는 “사외이사가 어떻게 구성되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한 원칙과 절차의 문제”라면서 “추천 과정에서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주주들의 의견이 반영되는 게 바람직하지 않은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융감독 내부에서도 각 회사 사정에 맞는 노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논의하고 있어서 늦지 않게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