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경비 외 업무’ 시킨 경비업체 허가 취소… 헌법불합치

다수의견 "일률·전면 금지, 침해의 최소성 위배"
반대의견 "경비업무 전념 훼손 충분한 방지 어려워"

경비원들에게 경비 업무 외 다른 업무를 수행하게 할 경우 경비업체의 인가를 취소하도록 한 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유남석 헌법재판소장과 재판관들이 대심판정으로 입장하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헌재는 23일 창원지법이 경비업법 제7조 5항 등에 대해 제청한 위헌법률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6(헌법불합치)대 3(반대)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했다.

경비업법 제7조 5항은 경비업체가 소속근로자인 경비원들에게 경비업무 외 업무를 일체 수행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 같은 법 제19조는 이를 위반한 업체에 대해서는 경비업 허가를 취소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재는 "경비업무의 전념성이 직접적으로 해하지 않는 경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정도를 고려하지 않은 채 경비업자가 경비원으로 하여금 비경비업무에 종사하도록 하는 것을 일률적·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점 등은 침해의 최소성에 위배된다"며 "경비원에게 비경비업무를 수행하도록 허기만 하면 허가받은 경비업 전체를 취소하도록 해 경비업을 전부 영위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은 법익의 균형성에도 반한다"고 판단했다.

반면 유남석·이은애·이미선 재판관은 "경비원의 비경비업무 수행 자체를 허용하지 않도록 정하고 있다고 해 이를 지나친 제한으로 볼 수 없으며, 경비업 허가에 대한 임의적 취소나 영업정지 등의 방법만으로는 경비업무의 전념성을 훼손되는 상황을 충분히 방지할 수 없다"고 반대의견을 냈다.

다만 헌재는 심판대상조항에 대해 단순위헌 결정을 하게 되면, 경비업무의 전념성을 해치는 경우마저 경비원의 비경비업무 수행이 허용되고 전념성을 직접적으로 훼손하는 업무에 경비원을 종사하게 한 경우에도 경비업을 취소할 수 없게 되는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봤다. 이에 헌재는 2024년 12월31일까지 국회에서 개선입법이 있을 때까지 현행 법률을 유지하기로 했다.

사회부 허경준 기자 kjun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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