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코스닥 장중 2%대 급락…환율은 등락 거듭

SVB 사태 여진에 외국인·기관 순매도
유동성 우려에 국내 은행주 하락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진이 지속되면서 14일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이날 오전 10시 59분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18%(52.60포인트) 폭락한 2358.00을 가리키고 있다. 이날 지수는 0.8%대 하락세로 장을 출발했는데,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도세가 짙어지자 하락 폭은 더 커졌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도 전 거래일 대비 2.92%(23.06포인트) 내린 765.83에 거래됐다. 미국 정부가 SVB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개입했음에도 뱅크런(예금 대량인출)이 지속됨에 따라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고조된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코스피 시장에선 외국인과 기관이 순매도 매물을 대거 출회하고 있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3153억원, 기관은 610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웠고 개인 홀로 3588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코스닥시장도 마찬가지도 외국인과 기관 각각 2742억원, 1323억원어치 주식을 팔았고 개인 홀로 4138억원 규모로 주식을 순매수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도 일제히 하락세다. 삼성전자(-1.17%), SK(-3.08%), LG에너지솔루션(-2.31%), LG화학(-2.23%), 삼성SDI(-3.12%) 등 국내 주요 반도체, 2차전지 기업 모두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코스닥시장에서 장 초반 오름세를 보였던 에코프로비엠(-2.5%)과 에코프로(1.94%)역시 하락 전환하거나 하락 폭을 줄였다.

금융사에 대한 유동성 우려가 커지면서 국내 은행주들도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KB금융은 3% 넘게 하락했고 신한지주(-1.94%), 하나금융지주(-3.4%), 우리금융지주(-2.46%) 등도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1298.1원으로 시작한 원·달러 환율은 1305원대에서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전일 환율은 Fed의 긴축 완화 가능성을 반영해 하루 만에 22.4원 하락했는데, 장 초반에도 이런 영향을 받았다. 다만 이날 오후 9시 30분에 발표될 2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지표가 시장 기대치를 웃돌 수 있다는 우려감과 SVB 파산에 따른 지방 은행들의 신용위험 우려가 커지자 환율도 소폭 올랐다.

한편 시장관계자들은 금리 인상 전망을 완화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달 초만 하더라도 물가 인상 우려로 3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연방준비제도(Fed)가 50bp(빅스텝)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고 예상했지만, 현재는 동결 가능성에 힘이 더 실리고 있다. Fed Watch의 3월 FOMC 회의 금리 인상 확률을 보면 금리 동결 확률은 SVB 사태 직전 0%에서 38%로 높아졌다.

증시 전문가들은 SVB 사태로 촉발된 신용위기가 번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한다. 이에 따라 당분간은 위험자산에 대한 투심 위축이 길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정부와 Fed의 긴급조치에도 뱅크런 현상이 이어지고 있어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이번 사태가 진정되기 위해선 Fed의 금리 인상 중단과 금리 인하 등의 정책 기조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박 연구원은 “Fed의 정책 기조 전환 등을 통한 뱅크런 현상 진정 등 신용위험 해소를 확인하고자 하는 심리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자본시장부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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