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파고스에 '불임' 모기 방사…'뎅기열 등 전염병 예방목적'

짝짓기로 알 낳아도 부화 안 해
에콰도르 "보건 향상·살충제 사용 억제 기대"

다양한 생물 고유종으로 '살아있는 자연사 박물관'으로 불리는 갈라파고스 제도에 전염병 예방을 위해 '불임' 유발 모기가 대량 방사된다.

8일(현지시간) 에콰도르 일간지 엘우니베르소와 엘코메르시오는 에콰도르 국립공중보건연구원(Inspi)가 오는 10일 갈라파고스 제도 산타크루스섬 베야비스타 마을에 박테리아에 감염된 수컷 모기 10만 마리를 풀어놓을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 수컷 모기들은 에콰도르에서 6년간 연구·개발한 '불임' 기술을 적용한 개체들로, 야생 암컷 모기와 짝짓기해 암컷이 알을 낳더라도 부화하지 않도록 만든 것이 특징이다.

연구팀은 "이는 뎅기열, 지카 바이러스, 치쿤구냐 등 질병을 옮기는 이집트숲모기(Aedes aegypti) 개체 수를 줄이기 위한 방편"이라고 밝혔다. 또 에콰도르 정부는 불임 모기 방사를 통해 주민 보건 상태를 개선하고 모기 살충제 등 화학제품 사용도 줄이는 동시에 갈라파고스 방문객의 안전을 도모하는 효과도 함께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에콰도르령 갈라파고스 제도 산타크루스섬의 명소인 '라스 그리에타스'의 모습. [사진출처=EPA 연합뉴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기술 협력 자금으로 진행한 이 프로젝트에는 갈라파고스 생물안전 및 통제국, 외무부와 에너지광산부, 베야비스타 커뮤니티 등 에콰도르 국내외의 많은 기관과 단체들이 동참했다.

에콰도르에서는 올 1월 한 달 동안 173건의 뎅기열 환자가 발생했다. 뎅기열은 뎅기 바이러스를 가진 모기가 사람을 물어 생기는 병으로, 고열을 동반하는 급성 열성 질환이다. 심한 두통, 근육통, 관절통, 식욕부진과 함께 몸 전체에 붉은 반점이 퍼지는 것이 특징이며, 경미한 출혈이 나타나기도 한다.

한편 에콰도르에서는 파라과이에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되는 치쿤구냐 발병 사례도 처음으로 보고됐다. 파라과이에서는 지난 7주 동안 2만7029명의 치쿤구냐 환자가 발생해 지금까지 28명이 기저질환 등 영향으로 사망했다. 1952년 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처음 발견된 치쿤구냐는 마콘드 부족어로 '뒤틀리다'라는 뜻이다. 치쿤구냐는 고열과 근육통, 관절통 등을 일으키며 증상이 만성으로 이어지면 수개월에서 수년간이나 지속될 수 있다. 특별한 예방법이나 백신, 치료법 등이 없어 모기에게 물리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이슈2팀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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