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만보]사라져 가는 마을을 잇는 길

<i>‘all ways Incheon’ 인천에는 많은 길이 통하고 있다. 작은 골목길과 산길부터 고속도로·철도·바닷길과 하늘길까지...인천은 길을 통해 세계와 소통하고 있다. 이처럼 많은 길 중에 인천의 역사와 문화, 자연 그리고 사람을 느낄 수 있어 걷는 재미를 더하는 인천 둘레길을 소개한다.</i>

달동네의 추억을 간직한 수도국산달동네박물관 <사진제공=인천광역시>

연탄길이라고도 불리는 11코스는 도원역에서 출발해 창영 초등학교와 배다리 헌책방 거리,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을 거쳐 동인천 역에 이르는 길이다. 인천의 도시 역사와 재개발 과정에서 사라져 간 추억을 더듬어가게 된다. 특별히 골목이 많은 길로 길을 걸을 때는 이곳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도 잊지 말자. 인천 최초의 공립보통학교였던 창영 초등학교는 1907년 12월 9일 설립돼 1910년 3월 26일 첫 졸업생을 배출했다. 3.1운동 당시에는 학생들이 시위를 벌이다 투옥되기도 하면서 인천지역 만세운동의 진원지가 되었다.

이제 갖가지 추억이 묻은 배다리 헌책방 거리로 들어선다. 6·25 전쟁으로 폐허가 되었던 자리에 리어카와 노점상들이 모여들기 시작하면서 한때 40여 개나 되는 헌책방들이 모여 있던 곳으로 지금도 이곳엔 오래된 헌책방이 길을 지키고 있다. 헌책방 거리를 빠져나와 도로를 건너 송림 1동 행정복지센터를 지나면 수도국산에 들어선 송현근린공원이다. 수도국산의 정상에 있는 수도꼭지 광장을 중심으로 박물관과 어린이 놀이터 등이 조성돼 있다.

송현근린공원 내 수도꼭지 광장 <사진제공=인천광역시>

공원 산책로를 따라가면 인천상수도 급수가 시작된 송현 배수지 제수변실 시설이 나오고 그 끝에 수도국산달동네박물관이 기다리고 있다. 수도국산달동네는 1908년 송현 배수지가 만들어질 무렵부터 시작해 6·25전쟁과 1960년대에서 70년대 산업화를 거치며 번성하다가 2000년대 초반 도시가 재개발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수도국산달동네박물관은 위한 체험 중심의 박물관으로 잊혀가는 달동네의 이야기를 되살리기 위해 2005년 문을 열었다. 이곳에 살던 이들에게 기증품을 받고 솜틀집, 이발관, 연탄가게, 다방 등 실제로 존재했던 가게들의 모습과 골목을 그대로 재현했다. 길은 가파르지만 편한 신발을 신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걸으며 이 길에 연탄길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를 생각해 본다.

좁다란 골목길과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고무줄놀이와 술래잡기를 하던 아이들의 신나는 웃음소리는 달동네가 사라지면서 다시 보기 어려워졌지만 우리에겐 그 추억을 함께 나눌 사람들이 있다.

인천 둘레길 11코스

● 거리 및 소요시간 : 4.9km, 1시간 55분

● 경로 : 도원역-금창동 주민센터-창영초등학교-배다리헌책방거리-송현근린공원-수도국산달동네박물관-동인천역

● 교통 : 1호선 도원역(3번 출입구), 간선버스 15·22·28번, 지선버스 506·동구-2·인천e음21번 (도원고개(도원역) 하차)

<제공=인천광역시>

바이오헬스부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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