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홍 휩싸인 민주…'재정비론'부터 '사퇴론'까지

박홍근 원내대표 "표결 의미 깊이 살피겠다"
친명계 "77% 지지로 선출된 대표" 단결 촉구
비명계 "특별한 조치 필요" 사퇴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의 국회 표대결 이후 민주당이 내홍에 휩싸였다. 이 대표에 대한 체포 동의표가 오히려 1표 더 많은데다, 당내 이탈표가 쏟아지면 '비명(비이재명)계'와 '친명(친이재명)계' 간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28일 박홍근 원내대표는 전날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것과 관련해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정치검찰의 부당하고 과도한 표적 수사에 대한 헌법의 정신과 규정을 지킨 당연한 결과였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표결 결과가 의총에서 모은 총의에 부합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표결 결과가 주는 의미를 당 지도부와 함께 깊이 살피겠다"고 강조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본인의 체포동의안 상정에 대한 신상발언을 마친 뒤 동료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31~37표 가량 쏟아졌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탈표에 대해서는 '분란'보다 '단일대오'로 재정비를 주문하는 모습이다. 박 원내대표는 "어제 일로 당이 더 혼란이나 분열로 가서는 안된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당의 단일한 대오를 위해 더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이 대표에 대한 비토 규모가 이번 표결로 드러나긴했지만, 이를 통해 틈을 주기보다는 현 체제를 더욱 공고히 다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부결' 자체에 의미를 부여한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읽힌다.

이날 친명계인 김영진 의원도 YTN라디오에 나와 "(체포동의안이)야당 정적 제거와 야당 탄압의 기제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며 또다시 검찰이 체포동의안을 제출할 경우 '부결'의 당위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 대표의 거취에 대해선 "당헌당규에 의해 77%의 지지로 선출된 당대표"라며 "진입과 퇴출은 당대표가 판단하는 문제이지 탄핵이나 이런 (사퇴요구) 경우가 야당의 과정엔 없다"면서 사퇴론에는 선을 그었다.

비명계를 향한 날선 비난은 원외에서도 쏟아졌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SBS라디오에서 나와 지난 의총에서 '부결'할 것처럼 하다가 전일 본회의에서 가결 혹은 기권·무효표로 이탈한 비명계 의원들을 향해 "해서는 안되는 정치를 했다. 트릭(속임수)을 쓴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당내에서 이런 불신이 완전히 자리 잡게 되면 뭘 해도 안 믿는다"며 "가장 저열하고, 그러면서 겉으로는 난폭한 충돌이 기다려지고 있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나 이번 표결로 세가 확인된 비명계는 향후 이 대표 리더십 비토 목소리를 더욱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비명계 5선 중진인 이상민 의원은 CBS라디오에 나와 이 대표에게 "설렁설렁 넘어가거나 별일 없겠지 생각해서는 안 될 일"이라며 "어떤 조치가 필요한 건 틀림없다"고 말했다. 이는 '대표직 사퇴'를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의원은 "대체로 거론되는 것들이 그런 것(사퇴)들 아니겠는가"라며 "이 대표가 억울하다 할지라도 당이 방패에 부정적 이미지로 덧씌우고 있는만큼 당 대표로서의 책임도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반대 측에서는 이 대표 외 총선을 치를 구심점이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리더십 공백이나 혼란이 당분간은 있을 수 있겠지만, 민주정당에서 특정인만 의존하는 것은 매우 잘못된 것"이라고 짚었다.

정치부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정치부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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