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대일로' 옹호 나선 관계국…'부채의 함정은 가짜뉴스'

일대일로 참여 국영기업 방문…"오히려 도움"
中 외교부 "서방·다국적 금융기관 책임져야"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가 개발도상국을 '부채의 함정(debt-trap)'에 빠트렸다고 비판해 온 서방 언론의 보도에 대해 일부 관계국 주중 대사들이 "가짜뉴스"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27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GT)에 따르면 이날 모인 울 하퀘 주중 파키스탄 대사는 중국 정부가 추진한 주중 대사 및 외교관 대상 중국통신건설(CCCC) 단체방문 행사에서 중국 일대일로 사업과 관련해 "부채의 함정을 과장하는 서방 언론은 가짜뉴스"라고 말했다. 하퀘 대사는 "우리는 상호 지원과 존중, 상생을 기반으로 한다"면서 "일대일로는 파키스탄의 경제 지형을 변화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CCCC는 일대일로 사업에 참여하는 중국의 국영 기업 중 하나다. 이날 CCCC에는 각국 주중 대사 및 대사관 관계자, 국제기구 외교관 등 111명이 방문했다. 일대일로 사업이 관련국을 '부채의 함정'에 빠지게 했다는 서방의 보도에 대한 의견을 묻자 시아봉가 쿠울레 주중 남아프리카 대사 역시 "우리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면서 "중국과는 상생하며, 상호 존중한다"고 답했다. 쿠울레 대사는 "중국이 자금 조달, 혁신 기술 등을 제공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관련) 프로젝트는 더 잘 진행되고, 제때 완료된다"면서 "문제는 프로젝트가 적시에 완료되지 않았을 때 일어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부채 문제가 발생한 두 개의 발전소 프로젝트를 언급, 중국 기업은 관련이 없는 프로젝트였다고 부연했다.

요가나단 주중 스리랑카 공관 차석 역시 '부채의 함정'에 대해 "누가 이 용어를 만들었는지 모르겠지만, 그들 자신의 선전을 위한 용어일 뿐"이라며 서방 언론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어 "일대일로 프로젝트가 스리랑카의 외화 수입을 개선하고 더 많은 외국인 투자자를 유치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하며, (그러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천중 CCCC 부사장 역시 이날 현장에서 GT에 "부채의 함정은 중국 기업이 야기한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모두가 함께 협상해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미국과 세계은행(WB)은 중국이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진 잠비아에 대한 채무를 완화하라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잠비아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아프리카 국가 중 처음으로 디폴트에 빠진 국가로 현재 중국과 60억 달러(약 7조8912억원) 규모의 부채 조정 협상을 진행 중이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개도국의 부채 부담을 완화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 촉진에 긍정적 기여를 했다"면서 "잠비아 재무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잠비아 대외채무의 70%는 서방과 다국적 금융기관 등 상업채권자들이 가지고 있으며, 이들이 책임을 지고 더 강력한 조처를 해야 한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이밖에 미국·프랑스·독일·한국·일본 등 22개국이 속한 채권국 모임인 파리클럽은 중국에 스리랑카에 대한 부채 경감 노력에 동참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4월 대외 부채에 대해 디폴트를 선언한 스리랑카는 국제통화기금(IMF)과의 29억 달러 규모의 구제금융 예비 합의에 도달했지만, 이 돈은 그 외 채권단과의 조정에도 합의해야만 받을 수 있다.

국제1팀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alphag@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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