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윤기자
지난해 침체에 빠졌던 가상자산 시장이 올해 들어 회복세를 보이면서 디파이(DeFi·탈중앙화 금융) 예치금 규모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디파이 분석 플랫폼 디파이라마에 따르면 27일 오후 2시26분 기준 디파이 총 예치금 규모는 전일 대비 2.11% 증가한 493억9000만달러(약 65조2639억원)로 집계됐다. 디파이 총 예치금 규모는 올해 초부터 늘어나기 시작해 지난해 11월 수준까지 도달했다. 지난달 1일까지만 해도 390억1000만달러에 머물렀지만 이후 증가세를 보였고 이달 16일에는 500억달러를 넘기도 했다. 연초 대비 디파이 총 예치금 규모는 26.61% 급증했다.
디파이 총 예치금 규모는 가상자산 가격 상승세와 비슷한 추세를 보인다. 전체 가상자산 시가총액 중 42% 이상을 차지하는 비트코인의 경우 올해 초까지만 해도 1만6000달러대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우려가 다소 완화되고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규제 당국의 제재가 시장 안정성을 높여 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2만3400달러대를 기록하면서 연초와 비교하면 40% 넘게 올랐다.
아울러 글로벌 거래소 FTX 파산 사태로 바이낸스·FTX 등 중앙화 거래소(CEX)에 대한 불신이 커져 탈중앙화 거래소(DEX) 이용이 많아진 것도 디파이 예치금 규모 상승의 원인으로 보인다. 탈중앙화 거래소는 관리자 혹은 중개자를 거치지 않고 개인 간 거래(P2P)를 통해 가상자산을 거래할 수 있는 거래소를 의미한다.
가상자산 분석 데이터 업체 듄 애널리틱스 자료를 보면 지난주 일주일 동안 탈중앙화 거래소 거래량은 지난달 첫째주 대비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연초와 비교하면 이달 13일부터 20일까지 한 주간 거래량은 3배가량으로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중앙화된 곳이 아닌 탈중앙화 거래소에서의 거래가 늘어나자 디파이 규모 증가로 연결된 것이다.
디파이 플랫폼별 예치금 규모를 보면 리도 약 91억달러로 가장 많았고 메이커다오(72억4000만달러), 커브(49억4000만달러), AAVE(48억2000만달러) 순으로 나타났다.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가상자산을 맡긴 후 운영과 검증에 참여한 대가로 코인을 얻는 스테이킹 플랫폼 리도의 경우 한 달 전과 비교하면 예치금 규모가 9.36% 늘었다. 리도는 블록체인 이더리움, 솔라나, 문빔, 문리버, 테라클래식 등을 지원한다. 탈중앙화 거래소 플랫폼 커브의 경우 같은 기간 1.76% 늘었고 다른 탈중앙과 거래소 플랫폼이면서 전체 예치금 규모 6위인 유니스왑(41억2000만달러)도 같은 기간 5.77% 늘었다. 이 외에도 가상자산 대출 플랫폼 AAVE도 3.56% 증가했다.
블록체인별 총 예치금 규모는 이더리움이 가장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더리움 블록체인의 예치금 규모는 289억2000만달러로 전체 블록체인에 속한 총 예치금 중 58.53%를 차지했다. 이어 트론이 52억달러로 10.52%, 바이낸스 스마트 체인이 49억6000만달러로 10.04%의 비중을 기록했다. 이어 아비트럼(3.94%), 폴리곤(2.34%), 아발란체(1.92%) 순으로 집계됐다. 예치금 순위 상위 10개 블록체인 중 아비트럼은 최근 한 달 동안 가장 높은 증가율인 66.58%를 기록, 예치금 규모가 19억5000만달러로 늘었다. 옵티미즘이 그 뒤를 이었는데 36.58% 급증해 9억5066만달러까지 치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