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천자]이강재 교수의 '논어처럼 이끌어라'<2>

편집자주아시아경제는 '하루만보 하루천자' 뉴스레터 독자를 위해 매일 천자 필사 콘텐츠를 제공한다. 필사 콘텐츠는 일별, 월별로 테마에 맞춰 동서양 고전, 한국문학, 명칼럼, 명연설 등에서 엄선해 전달된다. 오늘은 이강재 서울대학교 교수(중어중문학과)의 저서 <논어처럼 이끌어라>를 통해 수천년 전 공자가 전하고자 했던 지도자의 덕목, 시대를 관통하는 리더십의 원칙을 짚어본다. 글자수 1023자.

<맹자> '양혜왕상'에는 "일정한 소득이 없는데도 일정한 마음을 갖는 것은 오직 뜻있는 선비만이 할 수 있다(無恒産而有恒心者, 惟士爲能)"라는 구절이 있다. 또한 "일반 백성은 일정한 소득이 없으면 일정한 마음이 없게 되고 일정한 마음이 없으면 방탕하고 편벽되고 사악하고 사치스러운 일을 모두 하게 된다(若民則, 無恒産, 因無恒心. 苟無恒心, 放僻邪侈, 無不爲已)"라고 설명한다. 이는 일반인에게 일정한 소득이 없다면 견딜 수 없고, 뜻이 큰 사람만이 그런 상황을 견딜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일반 백성에게는 식량을 충족시켜주는 것이 가장 먼저 해야 하지만, 군주는 먹을 식량이 없는 위급한 상황에서도 백성들의 신뢰를 저버리지 않도록 솔선수범 노력해야 함을 말한 것이다.

현대에서 '족식'은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소득, 급여이며, '족병'은 기업 등의 조직에서 다른 조직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경쟁력이다. 기업에 대한 고객의 신뢰는 기업을 지속시켜주는 필수적인 것이다. 따라서 식량과 군비와 신뢰라는 것은 모든 조직에서 필수적인 것이고 어느 것 하나도 없어서는 안 된다. 나는 우리 사회가 아직 서로에 대한 믿음을 굳게 가질 수 있는 사회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국가의 통치자에 대한 믿음이 낮고, 언론에 대한 신뢰도가 낮으며 사회 지도층 인사에 대한 일반인의 믿음이 크지 않다. 이처럼 신뢰도가 낮은 것은 우리 사회 상류층이 지난 시절 가졌던 특권과 깊은 관련이 있다. 리더들이 공적인 자리에서 사적인 이익을 탐하는 경우가 많았고 어떤 정책을 추진하면서도 자기들의 이익을 우선하는 것처럼 보일 때가 적지 않다. 이것이 지금 우리 사회에 진정한 어른의 부재로 나타나고 국가의 정치적·행정적 행위에 대해 국민이 적극적인 믿음을 주지 않는 이유이다.

국가의 리더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얻어가는 과정은 간단하지 않다. 처음 어떤 지도자를 지지했던 사람이라도 정책의 수립과 집행에 있어서 일관성이 부족하거나 특정 집단의 이익을 위한 모습이 보이면 신뢰를 거두어들인다. 신뢰를 계속 얻어가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소통이 필요하다.

-이강재, < 논어처럼 이끌어라 >, 21세기북스, 2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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