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첫 국방백서, 6년만에 ‘북한은 적’ 규정

북, 지난해 9·19 군사합의 15차례 위반
34일간 탄도미사일 발사 등 군사도발

[아시아경제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윤석열 정부에서 처음 발간되는 국방백서에 북한 정권과 북한군을 우리의 적으로 규정했다. 2016 국방백서 이후 6년 만이다.

16일 국방부가 공개한 2022 국방백서는 북한에 대해 “지난해에만 15차례나 9·19 군사합의를 위반하고 34일에 걸쳐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며 "북한은 2022년 12월 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우리를 ‘명백한 적’으로 규정하였으며 핵을 포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군사적 위협을 가해오고 있기 때문에, 그 수행 주체인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다"고 밝혔다.

국방백서 발간은 1967년 이후 25회째로, 국방백서의 적 또는 주적(主敵) 개념은 발간 당시 정부의 대북 안보관을 보여주는 바로미터 역할을 한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2018년과 2020년 국방백서에 북한을 적으로 규정하는 표현이 사라지고, ‘주권, 국토, 국민, 재산을 위협하고 침해하는 세력을 우리의 적으로 간주한다’는 문구로 대체됐다.

이번 국방백서는 또 ‘북한의 9·19 군사합의 주요 위반사례’를 부록에 별도로 싣고 북한이 9·19 군사합의를 반복적으로 위반한 현실을 부각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현황도 도표를 통해 구체적으로 적시한 것이 특징이다.

또 백서는 남북 군사력도 소개했다. 북한군 상비병력(128만여 명)은 국군(50만여 명)보다 2.56배 많았다. 육해공군 무기측면에서도 북한이 양적으로 우세하다. 하지만 국군이 첨단 무기 도입을 지속해서 이어가는 점을 고려하면 질적 측면에서 남측이 우세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북한은 핵무기 등 비대칭 전력을 지속적을 강화하고 있다. 백서는 북한의 플루토늄 보유량을 70여㎏으로 기술했는데 이는 2년 전 50㎏보다 20㎏ 늘어난 수준이며 그 만큼 더 많은 핵탄두를 만들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화성-17형' 등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필두로 'SLBM 북극성-4ㅅ(시옷)형'과 '북극성-5ㅅ', '활공체형 및 원뿔형의 극초음속 미사일' 등 새로운 핵 투발 수단이 계속 개발되고 있다는 점도 백서에 반영됐다. 이어 2020년 백서에는 등장하지 않았던 최신 ICBM 화성-17형에 대한 표현이 이번에 추가됐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운용할 수 있는 잠수함과 ‘극초음속 미사일’은 개발 단계에 있다고 평가했다.

일본에 대해서는 “가까운 이웃국가”라고 격상해 표기하고 한일이 ‘가치를 공유한다’는 표현을 6년 만에 부활시켰다. 일본과의 안보 협력 강화와 관계 개선 의지를 반영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큰 틀에서 볼 때 노무현 정부 시기의 ‘주요한 이웃 국가’ 이후 ‘이웃 국가’와 ‘동반자’ 사이를 오가다가 이번 백서에서 "가까운 이웃 국가"로 규정됐다.

국방부는 총 7장의 본문으로 구성된 국방백서를 국방정책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와 지지를 확보하고자 영문본과 다국어 요약본(영어·일본어·중국어·러시아어)으로 제작해 올해 상반기 중 발간할 예정이다.

정치부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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