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실적 쇼크 전망]②목표가 상향 1위 효성티앤씨, 하향 1위 크래프톤

증권사, 올 들어 효성티앤씨 목표가 40% 올려
中 리오프닝 수혜주 아모레G·LG생건 목표가↑
게임, 반도체 관련 크래프톤·심텍 등은 사실상 ‘매도’

[아시아경제 이민지 기자] 고금리와 경기 침체 우려로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 갇혀있는 가운데 결국 답은 실적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기업 이익 추정치가 빠르게 하향 조정되는 국면에선 이익이 늘어날 기업에 투심이 몰려 주가도 오를 것이란 분석에서다.

中 리오프닝 수혜주가 ‘효자’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증권사 3곳 이상에서 제시한 목표(적정)주가 평균치가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 평균치 대비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기업은 효성티앤씨였다. 효성티앤씨는 지난해 말 증권사들이 제시한 적정주가가 36만9000원이었지만 지난 14일엔 이보다 40.24% 높은 51만7000원으로 나타났다.

효성티앤씨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이유는 1분기 흑자전환 기대감이 커진 덕분이다.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433억원을 기록해 적자는 이어졌지만, 지난해 3분기(-1108억원) 대비 적자 규모가 크게 줄어든 만큼 1분기엔 흑자로 전환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진 것이다. 실적 개선의 근거는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에 따른 스판덱스 수요 확대다.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에서의 수요 증가로 중국 업체들의 스판덱스 수출량이 감소세를 보여 효성티앤씨의 1분기 판매량과 가동률은 매월 개선될 것”이라며 “스판덱스 원료인 PTMEG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회사는 PTMEG를 자급화해 원재료 가격 부담도 덜하다”고 설명했다.

주목할 대목은 올 들어 화장품 관련 기업의 적정주가 상향 조정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화장품 업종 역시 중국 시장 수요 개선이 상승 재료로 작용했다. 1년 전만 해도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탓에 ‘찬밥 신세’였지만, 올해는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1분기 화장품 기업(클리오, 애경산업, LG생활건강, 코스맥스, 아모레퍼시픽, 한국콜마)의 영업이익 총합은 3502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45%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아모레G는 지난해 말 기준 적정주가(3만9600원) 대비 33.84% 오른 5만3000원으로 나타났다. 자회사인 아모레퍼시픽, 이니스프리, 에스쁘아, 아모스프로페셔널 등의 영업이익이 모두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아모레G 적정 주가로 6만원을 제시한 하나증권은 “올해는 중국의 리오프닝 전환 흐름에 따라 대중국 수요 회복이 가시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며 “하반기 일본과 미국 지역으로 사업 방향이 구체화된 점도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이 외에 코스맥스(33.49%). 아모레퍼시픽(24.02%), 애경산업(19.67%), LG생활건강(17.14%), 클리오(6.92%), 한국콜마(6.82%) 등도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휴젤은 중국 매출 증가 외에도 미국과 유럽 지역에서의 톡신 매출 성장이 주가를 끌어올릴 것으로 예측됐다. 현재 추정 적정주가는 지난해 말 15만6667원에서 30.85% 오른 20만5000원으로 제시됐다. 올해 연간 예상 매출액은 3393억원, 영업이익은 1103억원으로 각각 20%, 7% 증가할 것으로 집계됐다. 박종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리오프닝과 미국 사업 구체화에 따라 기업가치 회복이 전망되고 출시 2년 차인 유럽에서의 공격적인 매출 확대가 전망된다”며 “오는 4월엔 레티보(보툴렉스)의 미국 FDA 품목 허가도 예정돼 있다”고 분석했다.

“게임, 반도체주 접근 아직 일러”

실적 우려로 목표주가 하락률이 가장 큰 기업은 크래프톤이었다. 올해 들어서만 25%가량 떨어졌다. 삼성증권, SK증권, 메리츠증권의 경우 투자의견 중립을 제시하며 사실상 보유를 하지 않는 편이 좋다고 판단했다. 적정주가 18만원으로 가장 낮은 가격을 제시한 삼성증권은 신작 공백으로 주가가 기지개를 켤 만한 요인이 부재하다고 지적했다. 주가 회복을 위한 퍼블리싱 확대 등의 노력도 확인이 필요할 시점이라고 못박았다. 이를 고려한 크래프톤의 1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21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 줄어들 전망이다.

이 외에도 위메이드(-13%), 컴투스(-10%), 펄어비스(-2.95%) 등 다른 게임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적정주가 하향 조정도 이뤄졌다. 김동우 교보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외자 허가권(판호) 추가 발급 기대감은 있지만, 글로벌 모바일 게임 시장은 둔화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며 “대부분의 신작이 실적 기여에 실패한 점도 우려 요인”이라고 짚었다.

반도체 업종의 겨울이 길어지면서 기판 사업부인 심텍의 적정주가는 지난해 말 대비 16.5% 넘게 하락했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전방 산업의 수요 증가와 판가 인상에 힘입어 120% 넘게 늘었지만, 올해 상황은 다를 전망이다. 올해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 둔화와 환율 하락 등 영향으로 실적 급감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심텍의 1분기 영업이익은 6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해성디에스 역시 같은 기간 적정주가는 12% 넘게 떨어졌다. 전장용 리드프레임 부문의 성장에도 IT 부문(패키지 기판, 리드프레임)의 부진으로 역성장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회사의 1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3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급감할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자본시장부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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