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시장 찬바람 부는데 분양가 또 올라…미분양 우려↑

기본형 건축비 인상
올해 분양가 상승 불가피
미분양 물량 증가 우려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서울을 비롯한 전국의 민간 아파트 분양가격이 오르면서 청약시장 분위기가 더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고금리, 주택가격 추가 하락 우려 등의 영향으로 분양시장 침체가 심화하고 있는 와중에 고분양가 부담까지 겹쳐 청약 수요가 더 위축될 수 있어서다. 인건비, 자잿값 등 물가 상승으로 인한 분양가 상승이 불가피한 만큼 건설사들이 분양 일정을 연기하거나 옵션 무상, 중도금 무이자 혜택 등 수요자를 유인할 수 있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공개한 올해 1월 말 기준 민간 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민간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당 928만2000원으로 3.3㎡당 환산하면 3063만600원이다. 이는 전월(㎡당 902만4000원)보다 2.86%(25만8000원) 오른 것이다. 3.3㎡당으로는 2977만9200원에서 다시 3000만원대로 올랐다. 다만 작년 1월(㎡당 958만2000원)과 비교하면 3.13% 하락했다.

서울 민간 아파트의 3.3㎡당 분양가는 작년 5월(2821만5000원)부터 2000만원대로 떨어진 후 지난해 12월까지 8개월 연속 3000만원을 밑돌았다. 전국 민간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1571만4600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10.90%, 전월보다 1.65% 상승했다. 수도권은 2149만6200원으로 전년동월대비 4.09%, 전월 대비 1.40% 올랐다.

5대 광역시·세종은 1662만2100원으로 지난해 1월 대비 14.29% 올랐다. 작년 12월과 비교하면 2.93% 상승했다. 기타 지방 역시 1286만6700원으로 1년 사이 12.27% 올랐다.

이는 기본형 건축비 인상, 자잿값 상승 등으로 인해 분양가 상승 압박이 커진 점이 한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고강도 철근과 레미콘, 창호 유리 등 주요 자재의 가격 인상분을 반영해 기본형 건축비를 총 6.7% 올렸다. 이달부터 최근 급등한 레미콘 가격을 반영해 기본형 건축비를 추가로 인상했다. 이에 따라 2월부터 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의 기본형 건축비는 직전 고시(지난해 9월)보다 1.1% 오른 192만5000원이 적용된다. 금용비용과 인건비도 올라 분양가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분양가 상승이 분양 시장 침체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고금리, 주택 가격 하락 전망, 경기침체 등의 영향으로 현재 분양 시장은 미분양이 쌓이고 있는 실정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미분양 물량은 6만8107가구로 전월 대비 17.1%(1만80가구) 증가했다. 이달 전국에서 1만가구 넘게 공급될 예정이어서 미분양 물량은 더 누적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건설사들이 미분양을 피하기 위해 분양 일정을 연기하거나 수요자를 유인할 수 있는 각종 분양 혜택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분양 시장 분위기를 고려해 분양가를 마음껏 올리기보다 시장 상황에 맞게 분양가를 합리적으로 조정할 수밖에 없다"며 "건설사들이 무리하게 분양가를 올리기보다 일정을 조정하거나 중도금 무이자, 옵션 무상 등 혜택을 제공해 분양가 상승분을 상쇄시키려는 시도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건설부동산부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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