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에도 이어지는 무역적자…열흘치 반도체 수출 40% 급감(종합)

[아시아경제 세종=이동우 기자] 이달 들어 10일까지 무역적자 규모가 50억달러에 육박하며 12개월 연속 적자 가능성이 커졌다. 전체 수출액은 증가했으나 주력 품목인 반도체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0% 넘게 감소한 탓이다. 3대 에너지원인 원유·가스·석탄의 수입 증가도 무역수지 적자에 악영향을 끼쳤다.

13일 관세청에 따르면 2월 1∼1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176억17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9% 증가했고, 수입액은 225억8800만달러로 16.9% 늘었다. 수출과 수입이 모두 늘었지만 수출보다 수입 증가 폭이 커 무역수지 적자는 49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달 10일까지 무역 적자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35억6300만 달러)보다 커졌다.

이 기간 조업일수는 8.5일로 지난해 같은 기간(6.5일)보다 이틀 더 많았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14.5% 감소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12개월째 무역적자 늪

이로써 무역적자는 지난해 3월부터 이달 10일까지 12개월 연속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무역적자를 1년 연속 이어가는 건 1995년1월~1997년5월 이후 25년 만에 처음이다. 이달 들어 10일까지 원유, 가스, 석탄 에너지 수입액은 66억3600달러로 전체 수입액(225억8800만달러)의 29.3%를 차지했다. 이 기간 가스(23억1300만달러) 수입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86.6%, 원유(34억5100만달러) 44.9%, 석탄(8억7200만달러) 60.3%로 모두 증가했다. 에너지 수입액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불안으로 최근 들어 매달 150억달러를 웃돌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교역량 감소로 주력 품목의 수출 감소 폭도 커지고 있다. 이 기간 반도체 수출액은 19억58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0.7% 감소했다. 이로써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8월(-7.8%) 이후 이달 10일까지 7개월째 쪼그라들었다. 특히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무려 44.5% 줄어 최근 1년간 최대 감소폭을 보였다.

실제 반도체 가격 하락은 국내 반도체 업계의 경영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글로벌 시장 수요 급감으로 매출 20조700억원, 영업이익 27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22.83%, 영업이익은 96.95% 감소한 수치다. SK하이닉스 역시 같은 기간 매출 7조6986억원, 영업적자 1조7012억원을 기록하며 2012년 3분기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대중무역 9개월째 감소...리오프닝 변수

최대 교역국인 대 중국 수출도 지난해 6월부터 9개월째 뒷걸음질 치고 있다. 올 1분기 중국의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하면서 경제활동이 위축된 탓이다. 이달 10일까지 대중 수출은 35억25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3.4% 줄었다. 중국과의 수출 비중이 높은 반도체(-40.7%), 가전제품(-32.9%), 컴퓨터주변기기(-45.6%) 등 주요 품목의 수출이 감소했다.

다만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속도는 주요 변수다.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 속도가 빨라질 경우 우리 수출에도 숨통이 트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국무역협회는 중국의 리오프닝으로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0.16%포인트, 수출 0.55%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이달 10일까지 수출 품목은 반도체는 감소했지만 석유제품(28.8%), 승용차(166.8%), 선박(3.9%), 자동차부품(41.7%) 등은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미국(48.0%), 유럽연합(53.3%), 베트남(2.3%) 등으로의 수출은 증가했고, 중국(-13.4%), 대만(-22.8%) 등 지역은 감소했다.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원유(44.9%), 가스(86.6%), 반도체(3.4%) 등은 증가했고, 반도체 제조장비(-19.1%), 정밀기기(-8.7%) 등은 감소했다. 미국(31.9%), 유럽연합(14.1%), 사우디아라비아(30.3%) 등에서의 수입은 늘었고 중국(-10.3%), 일본(-3.9%) 등에서의 수입은 줄었다.

세종=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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