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 반대에 결국 무산…현대百 '재추진 계획 없다'(종합)

현대百 지주사 전환, 64.9% 찬성에 부결
인적분할 전제 시행 예정 계획 진행 못하게 돼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전경(사진=현대백화점 제공).

현대백화점은 10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인적분할 안건이 부결된 데 대해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은 이날 오전 서울 강동구 현대백화점그룹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분할계획서 승인의 건'이 주총 특별결의 정족수에 근소한 차로 미달해 최종 부결됐다. 참석주주의 3분의 2(66.6%)가 찬성을 해야 하지만 64.9%의 찬성을 얻는 데 그쳤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9월 16일 이사회를 통해 투자부문 및 사업부문을 분할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인적분할 방안을 결의했다. 지주회사인 현대백화점홀딩스를 신설하고 현대백화점을 분할 존속회사로 두는 인적분할을 골자로 하는 안건이었다. 현대백화점홀딩스는 한무쇼핑과 현대백화점을, 현대백화점은 지누스와 면세점을 지배하는 구조다.

현대백화점은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체제 전환으로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백화점업의 성장성 한계를 극복하고 궁극적으로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제고하려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임시주총을 앞두고 주주들 사이에선 자사주를 활용한 오너의 지배력 강화, 한무쇼핑 계열분리에 따른 주주가치 훼손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한무쇼핑은 무역센터점, 목동점, 킨텍스점 등 점포 6개를 통해 연간 100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캐시카우' 역할을 해왔다. 존속법인 현대백화점의 자회사로 남는 지누스와의 시너지 확대 방안에도 회의적인 시각을 표하는 주주들이 있었다.

이에 현대백화점은 지배구조 개편과 함께 지난달 31일 분할 이후 자사주 소각 및 확대된 배당 정책을 포함한 주주환원정책 추진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현대백화점은 "다수의 주주가 이 계획에 공감하고 인적분할 추진에 동의했지만, 일부 시장과 주주들의 비판적 의견도 있었다"며 "이번 임시 주총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며, 그간 추진했던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시장 우려를 고려해 신중하게 추진했던 분할 계획과 주주환원정책이 주주들에게 충분히 공감받지 못한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현대백화점은 임시주총에서 분할계획서 승인의 건이 부결됨에 따라 그간 추진해왔던 인적분할 및 분할을 전제로 시행 예정이었던 계획은 진행하지 못하게 됐으며, 향후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재추진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9월 16일 이사회를 통해 인적분할 방안을 결의한 현대그린푸드는 이날 임시주총에서 '분할계획서 승인의 건'이 최종 가결됐다. 현대그린푸드는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사 체제 전환을 계속 추진한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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