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코인 도둑들…지난해 1조2000억원어치 훔쳐

UN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가 제출한 보고서

[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북한과 연계된 해커들이 지난해 훔친 가상화폐 액수가 1조2000억원어치를 넘어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7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은 최근 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북한이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의 가상화폐 자산을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핵무기 개발 자금을 충당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비트코인 (사진 제공=AP연합뉴스)

보고서는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사이버보안업체의 추정치 등을 언급하며 작년에 북한이 해킹 등으로 가져간 가상화폐 규모가 최소 6억3000만 달러(약 7944억원)에서 10억 달러(1조2600억원) 이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해커 조직이 사용하고 있는 기술이 점점 정교해지고 있어 도난 자금을 추적하는 게 어려워지는 상황이라고도 꼬집었다.

북한의 사이버공격 대부분이 북한 정찰총국 통제 아래에 있는 집단에 의해 이뤄지는데, 김수키, 라자루스 그룹, 안다리엘 등이 해커조직에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해커 조직들은 주로 외국 항공우주·방위산업 기업과 이 기업들에 근무하는 직원들을 겨냥했다. 피싱 등 여러 방법으로 악성 소프트웨어를 심은 뒤 이를 빌미로 이익을 얻거나 무기 개발에 필요한 정보를 요구하는 방식을 사용한 것이다.

전문가 패널은 "개인과의 첫 접촉은 링크트인을 통해 이뤄졌고, 공격 대상과 어느 정도 신뢰를 쌓으면 왓츠앱 등 메신저로 악성 프로그램을 전달했다"고 얘기했다.

유엔 외에도, 지난 2일 미국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38억달러(약 4조7000억원) 규모의 가상자산이 해킹으로 인해 도난당했다고 밝혔다. 주범은 북한 해커들로, 이들은 이 중 절반에 가까운 16억5000만달러(약 2조원)에 이르는 가상자산을 훔쳐갔다고 했다.

유엔(UN) 등에 따르면 북한은 훔친 가상자산을 핵무기나 미사일 개발 등의 자금줄로 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북한은 지난해 8차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 발사한 데 이어 7차 핵실험 준비도 완료한 것으로 전해졌다.

체이널리시스는 "북한의 2020년 총수출 규모가 1억4200만 달러에 불과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상자산 해킹은 북한 경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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