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저집 '삐약삐약'…계란값 비싸지자 병아리 키우는 美

산란용 닭 찾는 가정집 늘어
'병아리 사육' 구글 검색 급증

미국에서 계란값이 급등하면서 계란을 얻기 위해 직접 닭을 키우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이에 산란용 닭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아이오와주에 있는 맥머리 부화장의 간부 진저 스티븐슨은 "알을 많이 낳는 병아리 품종은 이미 다 팔렸다"고 말했다.

이는 직접 병아리를 구매해 산란용 닭으로 키우려는 가정이 늘면서 생긴 현상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달에는 병아리를 사러 온 방문객 242명이 대기하는 일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미지출처=픽사베이]

다른 부화장 역시 사정은 비슷했다. 오하이오주의 마이어 부화장 판매 책임자인 메건 하워드는 "사람들은 식량 안보에 대해 많은 걱정을 하고 있다"며 "계란값 상승으로 인해 이미 지난 여름 많은 품종이 동났다"고 했다. 현재 이 부화장은 갈색 달걀을 낳는 품종의 병아리를 마리당 4달러(약 4900원)에 팔고 있다.

구글 검색어에도 '병아리 사육'이 자주 오르내리는 등 관심이 커지고 있다. 페이스북에서 양계업자를 위한 온라인 모임을 운영 중인 맨디 크로프트는 "하루에도 수백 명의 신규 가입 신청을 받고 있다"며 "계란값 상승이 원인"이라고 말했다.

매체는 인플레이션의 배경에는 코로나19 이후 공급망 충격,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여러 요인이 얽혀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지난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확산하면서 계란 가격은 기록적으로 치솟았다.

이에 일각에서는 닭 유기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유기된 닭을 보호하는 시카고 루 크루의 설립자 줄리아 마그누스는 "병아리를 대량으로 구매했다가 계란값이 다시 인하하면 닭을 버리는 현상이 미 전역에서 나타날 수 있다"며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NYT는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최근 1년간 8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올려 인플레이션이 다소 둔화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계란값 등 몇몇 품목의 물가는 단기적으로 연준보다는 조류인플루엔자 등 우연의 영향이 더 클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식료품 가격은 우크라이나 전쟁, 가뭄, 수확량 등이 오히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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