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준형기자
[아시아경제 세종=이준형 기자]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반면 세계 성장률 전망치는 올려 잡았다. 물가는 올해도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분석했다.
IMF는 31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EO)'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 성장률을 1.7%로 잡았다. 지난해 10월 내놨던 기존 전망치(2.0%)보다 0.3%포인트 낮다. 정부가 지난달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제시한 성장률 전망치(1.6%)와 비슷한 수준이다. IMF는 내년 한국 성장률도 기존 2.7%에서 2.6%로 0.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IMF가 한국 성장률을 1%대로 잡은 건 이례적이다. 실제 1.7%는 IMF가 내놨던 한국 성장률 전망치 중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0.7%)을 제외하면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9년(0.8%)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그만큼 한국 경제 전망이 어두워졌다는 의미다. 심지어 노무라증권은 최근 올해 한국 성장률을 -0.6%로 제시했다. 한국씨티은행이 내놓은 전망치도 0.7%에 그쳤다.
한국 성장률과 달리 세계 성장률은 상향 조정됐다.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기대감 등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IMF가 전망한 올해 세계 성장률은 2.9%로, 기존 전망치(2.7%)보다 0.2%포인트 높다. IMF는 선진국 성장률 전망치도 1.1%에서 1.2%로 0.1%포인트 높였다. 신흥개도국 성장률 전망치는 3.7%에서 4.0%로 0.3%포인트 올랐다.
일본도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1.8%로 기존 전망치보다 0.2%포인트 높아졌다. IMF 전망대로 된다면 우리나라 성장률은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일본보다 성장률이 낮아진다.
단, 내년 성장률은 낮췄다. IMF의 내년 세계 성장률 전망치는 3.1%다. 지난해 10월 내놨던 전망치(3.2%)보다 0.1%포인트 낮다. 선진국과 신흥국 성장률도 각각 0.2%포인트, 0.1%포인트 낮췄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 경제 회복에 따른 인플레이션 등 경기 하방 리스크가 반영된 결과다.
올해 세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6%로 제시됐다. 이전 전망(6.5%)과 비교하면 0.1%포인트 올랐다. 내년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기존 4.1%에서 4.3%로 0.2%포인트 올려 잡았다. 글로벌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3분기 정점을 찍고 하락세에 있다는 게 IMF 판단이다. 다만 근원물가지수의 경우 임금 상승률이 높고 노동시장이 경직돼 아직 정점을 지나지 않았다고 IMF는 보고 있다.
IMF는 최우선 과제로 '인플레이션 대응'을 꼽았다.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 국면이 물가발(發)인 만큼 근원인플레이션이 하락할 때까지 금리를 인상하거나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IMF는 광범위한 재정 지원은 축소해야 하지만, 재정 긴축을 점진적으로 함으로써 통화정책 부담을 낮춰야 한다고 권고했다. 식량·에너지 취약층에 대한 선별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었다. IMF는 보고서를 통해 "경제분절화 대응 및 저소득국 채무 재조정 등을 위한 국제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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