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위, 보헤미안 랩소디 동성키스 삭제건 '각하'

[아시아경제 이이슬 기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는 SBS가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를 방영하면서 동성 간 키스 장면을 편집해 성 소수자 인권을 침해했다는 안건을 각하했다.

방심위 방송심의소위원회는 17일 회의를 열고 2021년 2월13일 SBS가 설날 특선영화로 방송한 '보헤미안 랩소디'에 대해 각하 의결했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스틸[사진제공=이십세기폭스코리아]

SBS는 밴드 퀸의 보컬인 프레디 머큐리의 삶과 음악을 담은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를 방영했다. 머큐리와 동성 연인 짐 허튼의 키스 장면을 삭제하고, 남성 출연자 간 키스 장면은 흐르게 처리했다. 성 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을 드러낸 편집이라는 취지의 민원이 제기됐다.

2018년 10월31일 개봉한 '보헤미안 랩소디'는 관객 994만여명을 동원했다. 극장 상영 당시 영상물등급위원회는 영화를 12세 이상 관람가로 판정했다. SBS는 시청 등급을 19세 미만 관람 불가로 분류했다가 논란이 되자 15세 이상 관람가로 조정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성 소수자 집단을 향한 부정적 관념과 편견을 조장하거나 강화할 수 있으므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정민영 위원은 "드라마에서 동성 키스 장면을 촬영해놓고 방송에 포함하지 않았다면 이는 방송사들의 자체적인 판단이므로 심의 대상이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서 1000만명 정도가 본 영화를 방영하면서 임의로 편집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위원은 "국가인권위원회가 각하하기는 했으나 소수자 인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며 '권고' 의견을 냈다.

김우석 위원은 "콘텐츠 차원에서 표현의 자유는 중요하고 영화는 좀 더 넓게 보장한다"며 "방송 플랫폼 차원에서는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규제의 틀에서 다루기는 힘들다"며 "설날에는 삭제했다가 이후 방영 때 편집하지 않은 것은 일정 정도 사회적 분위기를 수용한 것으로 본다"며 '각하' 의견을 냈다.

윤성옥 위원은 "영화 원작에 있는 동성 간 키스 장면을 뺐다는 게 성 소수자 입장에서 인권 측면에서는 문제가 있다고 본다"면서도 "방송사 자율규제를 유도할 필요성이 있고, 방송사가 시청자 의견을 수렴해서 이후에는 원작대로 방송했다"며 '각하' 의견을 냈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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