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비비]고물가 시대…신발끈 단단히 동여매야

올해도 생필품을 비롯해 공공요금 인상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 많은 시민이 이용하는 지하철, 버스는 물론 택시까지 줄줄이 기본요금 인상을 앞두고 있다.

4월부터 지하철, 버스(간선 및 지선)는 각 300원 오른 1550원(교통카드 성인 기준), 1500원으로 변경된다. 마을버스 요금도 900원에서 1200원으로 치솟는다. 지하철과 버스에 앞선 2월 1일에는 택시 요금이 달라진다. 승객들은 1000원 오른 4800원의 기본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기본 거리는 현행 2㎞에서 1.6㎞로 400m 줄어든다. 가까운 거리를 가더라도 5000원의 지출은 각오해야 한다. 공공자전거인 ‘따릉이’도 예외는 아니다. 서울시는 따릉이 신규 요금제를 5월 도입할 계획이다. 현재 일일권 1시간 이용 요금은 1000원에서 2000원으로 2배 오른다. 1만5000원인 180일권(1시간 기준)은 3만5000원으로 바뀐다.

전기, 가스요금 인상 압박도 크다. 한국전력공사는 올해 1분기(1~3월)에 적용하는 전기요금을 1킬로와트시(㎾h) 당 13.1원 올렸다. 이에 따라 4인 가구 기준으로 월 4750원가량 뛴다. 뿐만 아니라 앞으로 분기마다 순차적으로 더 인상될 수 있다. 1분기 가스요금은 동결됐으나 이미 지난해 40%가량을 올려둔 만큼 여파가 여전하다.

지난해 소비자물가 물가상승률은 5.1%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인 1998년(7.5%) 이후 2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7월 6.3%까지 치솟은 물가상승률은 올해 6%를 웃도는 수준은 아니더라도 당분간 5% 안팎의 고공행진을 지속할 전망이다. 물가상승률 자체도 높은 수준인데 공공요금은 물론 생활 밀접 품목이 줄줄이 오르면 국민이 체감하는 물가 상황은 더욱 악화할 수밖에 없다. 특히 1월은 설 명절이 있는 달이다. 연초 제품 가격 인상, 동절기 농·축·수산물 가격 인상, 설 성수품 수요까지 맞물려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국은행이 올해 처음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지난해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는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아직 고물가 현상이 지속되고 있고, ‘올해 금리 인하는 없다’고 못 박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등 주요국의 긴축 행보도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 다만 금융통화위원 사이에서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기준금리를 소폭 올리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연 3.25%에서 연 3.5%로 0.25%포인트 인상이 유력해 보인다.

높은 물가와 금리에 따른 경제 위기는 서민들의 삶을 더욱 팍팍하게 만들 것이다. 2023년 계묘년(癸卯年)은 인플레와의 전쟁이다. 정부와 한은은 보다 세심한 거시경제 정책을 수립하고 동시에 위기 극복과 대도약에 초점을 맞춰 경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거시경제와 금융시장을 안정적으로 운용하는 것이 가장 큰 기본이다. 경제 안정 바탕 위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주길 바란다. 기업과 국민도 신발 끈을 더 단단히 동여매야 한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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