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암' 교모세포종, 항암면역세포 치료 길 열릴까

서울성모병원 안스데반 교수 연구팀
사람 동종 '감마델타 T세포'
동물모델 종양크기 감소·생존 연장효과 입증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신경외과 안스데반 교수, 의과대학 미생물학교실 최혜연 연구강사.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최악의 암'으로 불리는 악성 뇌종양 교모세포종에 대해 국내 연구진이 새로운 항암면역세포 치료법을 제시했다. 동물모델에서 '감마델타 T세포'의 교모세포종 치료 가능성이 확인된 것이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신경외과 안스데반 교수·의과대학 미생물학교실 최혜연 연구강사 연구팀은 건강한 사람에게서 추출한 사람 동종 감마델타 T세포를 교모세포종 동물(쥐)의 종양 내 직접 주입한 결과, 종양 크기가 줄고 생존이 연장되는 효과를 얻었다고 5일 밝혔다.

교모세포종은 가장 흔한 악성 뇌종양인 신경교종 중 대표적인 유형으로 수술 및 항암 방사선의 표준치료를 모두 받더라도 평균 생존율이 2년이 안 되는 예후가 불량한 뇌암이다. 최근 불치에 가까운 교모세포종에 대한 새로운 치료 전략으로 다양한 면역 항암세포치료법이 제시되고 있다.

최근 의료계에서는 사람의 면역세포인 T세포를 분리한 뒤 암세포를 식별하고 공격하는 능력을 강화해 다시 환자에게 주입하는 치료법인 '입양면역 세포치료(Adoptive Cell Transfer)'가 주목받고 있다. 사람 동종 세포는 환자 자신이 아닌 타인으로부터 받은 세포를 말한다. 감마델타 T세포는 전체 T세포의 5% 정도만 차지하지만, 다양한 방식으로 종양 억제 효과를 나타낸다. 또 알파베타 T세포와 달리 면역거부반응이 적어 환자 자신이 아닌 공여자의 세포를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안 교수팀은 교모세포종 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수용체-리간드 결합 중 가장 중요한 역할을 확인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교모세포종 세포마다 다양한 리간드가 발현되며, 이 중 감마델타 T세포는 DNAM-1 리간드와 잘 결합하는 것을 확인했다. 수용체는 신호 전달을 목적으로 세포에 들어가는 단백질로, 수많은 종류의 수용체가 일반세포에서 발견된다. 수용체와 결합하는 분자를 리간드라고 하는데, 항암제에 암이 특이적으로 가진 수용체를 타깃하는 리간드를 붙이면 더 정밀하게 암을 공격할 수 있는 만큼 치료를 위한 다양한 리간드가 연구되고 있다.

안 교수는 "이번 연구로 교모세포종에 대한 감마델타 T세포의 전임상 효능 및 치료에 대한 반응이 좋을 환자군의 바이오마커를 확립했다"면서 "특히 감마델타 T세포는 DNAM-1 리간드와 잘 결합하기 때문에 향후 감마델타 T세포를 이용한 항암면역세포치료 임상시험을 통해 DNAM-1 리간드가 많은 교모세포종 환자를 선별한다면 높은 치료 반응을 얻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종양치료 및 면역학 분야의 국제학술지 'OncoImmunology(5-Year IF : 8.240)'에 게재됐다. 또 지난달 대한면역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최우수 포스터상도 수상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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