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매만 팔려요…4분기 서울아파트 5%이상 '하락거래' 비중 역대 최고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전국 아파트서 5% 이상 하락 거래 37.7%

서울, 직전 대비 5% 이상 하락 거래 절반 넘어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4분기 서울 아파트의 매매거래 가운데 직전 대비 5%이상 가격이 하락한 하락거래 비중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고금리, 집값 추가 하락 전망 등의 영향으로 역대급 거래가뭄이 이어지며 급매만 겨우 거래되는 하락거래 위주의 시장 분위기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추가 금리 인상이 유력시돼 하락 거래 위주의 현 시장 상황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21일 직방이 2013년 1분기부터 올해 4분기까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자료를 통해 아파트 매매 자료를 전수 조사한 결과 올해 4분기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322건인) 가운데 5% 넘게 내린 거래는 166건에 달해 전체의 51.6%로 집계됐다. 실거래가 신고제도가 도입된 이후 처음으로 대폭 하락거래가 전체 거래의 과반을 돌파한 것이다. 1% 넘게 내린 하락 거래를 모두 종합하면 65.5%로 10건 중 7건에 달하는 거래가 가격을 낮춰 이뤄졌다.

올해 4분기 전국 아파트 거래는 1만5540건으로 이 가운데 5% 이상 대폭 하락한 건수는 5863건(37.7%)을 기록했다. 직전 거래보다 1~5%대로 내린 거래 2440건을 합치면 53.4%로 하락 거래가 전체 거래의 절반을 넘어섰다. 전국과 서울 모두 5% 이상 대폭 하락 거래의 과거 최고치는 금융위기의 여파가 있었던 2008년 4분기로 5%이상 하락 거래 비중은 전국 32%, 서울 47%였다. 이때와 비교해도 4분기 비율이 4~5%포인트(p)가량 높다.

하락 거래는 전국에서 속출하고 있다. 3~4분기 현재 수도권과 세종시, 전국 광역시 지역에서는 오차범위(±1%)를 넘어선 하락거래가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수도권, 대전, 세종, 대구에서 하락 거래 비율이 높게 나타났는데 대구를 제외한 이들 지역은 최근 20·30세대의 매수세가 강했던 지역이다.

하락 거래 경향이 짙어지는 이유는 주택 매수 수요가 끊기면서 아파트 시장 침체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대세 하락으로 아파트 매수자와 매도자 간의 희망 가격 괴리가 점점 커지면서 역대급 거래가뭄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지난 2022년 3분기 전국 아파트 거래량은 5만17건, 서울은 1927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6년 주택 거래 신고제가 도입된 이후 역대 최저치이다. 2006년부터 2022년 2분기까지의 분기별 평균 거래량은 전국 약 14만4000건, 서울 약 1만8000건이었다. 이와 비교해보면 지난 3분기 서울 거래량은 과거 평균치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고금리, 고물가 상황이 견고한 이상 ‘급매가 아니면 팔리지 않는 하락 거래 위주’의 시장 분위기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함영진 빅데이터랩장은 "경착륙을 막기 위한 정부의 완화책에도 불구하고, 매도자와 매수자 모두 높은 주택 금융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이어진다면 하락 거래 위주의 현 시장 상황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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