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mm금융톡]고금리 시대 함께 치솟는 은행원 스트레스

[아시아경제 이은주 기자] 나날이 금리가 인상되면서 은행원들의 업무 스트레스도 함께 치솟고 있다. 개별 지점 창구에서 소비자를 마주하는 은행원들은 ‘금리’ 관련 항의에 몸살을 앓고 있는 분위기다. 대출 상담 과정에서 고금리에 대한 질타를 받는 것은 기본, 매일같이 더 높은 예금금리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의 지속되는 문의나 ‘상품 해지’ 반복에 따라 업무 과중을 호소하고 있다.

A 은행에 재직 중인 한 은행원은 “최근에는 대출 금리를 안내하는 은행원에게 도둑놈들이라고 부르면서 거친 항의를 하는 소비자들이 많다”고 전했다. 주요 시중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이 7%대를 돌파하는 등 고금리 환경이 일상화하면서, 금리 책임을 일선 은행원들에게 질타하는 소비자들이 상당한 분위기다.

은행권의 수신금리 인상 경쟁에 맞춰, ‘예·적금 갈아타기’를 시도하는 소비자들도 급증해 처리 업무량도 늘고 있다. 매일같이 높은 예·적금 상품이 출시되면서 상품을 중도해지하고 재예치(재가입)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다. B 은행에 근무하는 한 은행원은 “마치 예·적금 해지 기계가 된 것 같다고 입을 모으는 분위기”라며 “예컨대 한 손님이 창구에서 하루에 5개 상품을 해지하고, 다시 6개 새 상품에 재가입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심지어 지금 갈아탈지, 아니면 현재 가입한 상품을 유지할지 가운데 어떤 결정이 실익이 높은지 고민하지 않고 방문해 은행원들에게 결정을 종용하고 압박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또 2금융권과 상호금융에서 고금리 특판 예·적금 상품 출시를 강화하면서, 각 지점에 직접 ‘오늘의 예·적금 상품 금리’에 대해서 전화 문의하는 고객들이 빗발치고 있다. 상호금융에서 근무하는 한 은행원은 “요즘 지점에서 받는 전화는 대부분이 ‘오늘의’ 예·적금 금리 문의”라면서 “전화 문의가 빗발쳐 업무에 집중이 어렵다”고 전했다. 지점별로 예·적금 금리 상황이 다르다 보니 이어지는 불가피한 문의이지만, 은행원 입장에서는 업무 과중으로 이어진다는 의미다.

이처럼 소비자들의 민원과 문의는 빗발치고 있지만 이에 대응할 현장 인력은 부족하다. 시중은행들이 지속해서 지점 통폐합 등을 결정해서, 정작 일선 은행에서 소비자를 응대할 인력은 부족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A 은행의 은행원은 “5년 전만 해도 매년 500여명씩 공개채용을 진행했다가 최근 3년부터는 채용 규모를 절반 가까이 줄였다”며 “그나마도 상당수가 디지털 관련 부서로 배치되면서 각 지점의 은행원들은 업무 과중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은주 기자 golde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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