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쉬마크 인수' 네이버 최수연 '전 세계로 서비스 확대'

2.3조 인수 발표 직후 직원들과 '소통' 행보
시장 우려에도 글로벌 사업 자신감 밝혀
이해진 후선 지원 더해져 과감한 빅딜

[아시아경제 최유리 기자] 북미 최대 중고 패션 플랫폼 포쉬마크에 2조3000억원을 베팅하며 취임 후 첫 인수합병(M&A)에 나선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소통으로 경영색을 드러내고 있다. 사내뿐 아니라 피인수 기업 직원들과 비전을 공유하며 M&A가 성공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자신감을 나타냈다. 인수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엇갈리지만 소통을 통해 뚝심 있게 밀고 나가는 모습이다.

사내 간담회·직원 이메일…M&A 직후 소통 행보

7일 IT업계에 따르면 최 대표는 지난 5일 포쉬마크 전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M&A 후 비전을 공유했다. 전날 깜짝 인수 발표 후 하루 만이다.

최 대표는 네이버의 기술력을 더해 전 세계로 포쉬마크의 커뮤니티 커머스를 확장해 가자는 청사진을 밝혔다. 그동안 네이버가 검색 위주로 쇼핑 사업을 했다면 포쉬마크는 인스타그램처럼 소셜 활동을 하면서 쇼핑으로 이어지는 커뮤니티 커머스 사업을 했고, 이를 전 세계로 확장하겠다는 포부다. 두 회사의 플랫폼 성격이 다른 만큼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는 자신감도 나타냈다. 그는 "네이버에 없는 포쉬마크의 탐색 기반 플랫폼을 높이 평가한다"며 "여기에 라이브 커머스, 이미지 인식 기술 등을 접목해 사용자 경험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더 큰 플랫폼을 갖게 됐기 때문에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것"이라며 "조만간 직접 만나 미래에 대한 얘기를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4일 인수 발표 직후에는 네이버 내부 직원들과 소통에 나섰다. 김남선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온라인 간담회를 열어 포쉬마크를 소개하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회사 주가가 급락하는 등 인수 결정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자 직접 직원들의 불안감을 달랜 것이다.

이는 소통을 최우선으로 내세운 최 대표의 경영 스타일을 그대로 보여준다는 평가다. 최 대표는 1981년생 리더로 파격 발탁돼 젊은 세대 특유의 소통으로 조직을 이끌어왔다. 수시로 '컴퍼니언 데이(온라인 사내 간담회)'를 열어 직원 복지 강화, 근무제 개편을 추진했다. 직장 내 괴롭힘 논란 이후 조직 상처 봉합에 집중했다면, 사업 영역에서도 소통 경영으로 추진력을 발휘하고 있다.

최수연 끌고 이해진 밀고...과감한 빅딜 주도

이번 인수는 최 대표와 김 CFO가 주도했다. 북미 개인간 거래(C2C) 시장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점찍은 후 포쉬마크에 먼저 손을 내밀었다. 이해진 글로벌 투자책임자(GIO)는 이들에게 결정권을 맡기고 후선에서 전폭 지원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래를 위해 낙점한 인물인 만큼 글로벌 사업 추진을 맡긴 것이다.

첫 결정은 과감했다. 포쉬마크와 작년 말 사업 제휴를 논의하다 최근 몇 달 새 M&A로 판을 키웠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로 플랫폼에 대한 눈높이가 낮아지는 와중에도 네이버 창립 이후 최대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다. 인수 시점과 몸값에 대한 논란이 나왔지만 해외 시장에서 커뮤니티 커머스라는 새 사업모델로 진검승부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세계 IT 심장부인 실리콘밸리에 깃발을 꽂은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IT 격전지에서 상장한 업계 1위 회사에 비전을 보여주고 설득시켰기 때문이다. 그 결과 네이버는 실리콘밸리에서 인적 네트워크를 넓히고 기술을 실험할 테스트베드를 마련했다. 최 대표 스스로도 "시험대에 올랐다"고 평가한 만큼 글로벌 사업에서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최 대표는 "글로벌 IT 산업 본진인 실리콘밸리에서 새로운 혁신과 도전을 거듭하며 한 단계 높은 성장을 일구겠다"며 "미래 핵심 사용자들에게 쇼핑-웹툰-K팝 콘텐츠를 넘나드는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흐름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최유리 기자 yrchoi@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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