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도 못 피해간 폭락장…카카오 김범수 주식재산 '반토막'

한국CXO연구소, 33개 그룹 총수 주식평가액 변동 조사 결과
올 3분기 33개 그룹 총수 주식재산 19조원 증발…30% 하락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나홀로 10조클럽 유지

[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폭락장에 기업 총수들도 예외는 없었다. 올 3분기 국내 33개 그룹 총수의 주식재산이 19조원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9개월 새 6조원 넘게 주식재산이 급감한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를 비롯해, 같은 기간 조 단위 손실을 본 총수도 6명이나 속출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그룹 총수 중 유일하게 주식재산 10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지만, 이재현 CJ 회장은 올 3분기들어 1조 클럽에서 탈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4일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가 발표한 '2022년 3분기 주요 그룹 총수 주식평가액 변동 조사'에 따르면 올해 1월 대비 9월말 기준 33개 그룹 총수의 주식재산은 3분의 1토막 난 것으로 조사됐다. 금액으로만 총 18조9291억원(29.3%) 수준이다. 3분기에만 33개 그룹 총수 주식재산의 약 30% 가량이 증발한 셈이다.

특히 올 3분기 들어 주식평가액이 조(兆) 단위로 하락한 총수는 김범수카카오 창업자를 비롯해 6명이나 나왔다. 김 창업자는 최근 9개월 새 6조 1335억원(50.2%)의 주식재산이 증발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올해 초 14조1866억원이던 주식평가액이 9월 말 10조 8841억원으로 급락했다. 이 밖에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등도 같은기간 1조원 넘게 줄어들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과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의 주식재산도 올 3분기에만 1조 원 넘게 하락했다. 서경배 회장은 1조 2451억원(올초 3조 1125억원→9월 말 1조 8674억원), 서정진 명예회장은 1조 1791억원(10조 1864억원→ 9조 73억원) 수준으로 주식평가액이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폭락장에서도 웃은 총수는 누구?

반면 3분기 들어 주식재산이 증가한 총수들도 있다. 최근 9개월 새 주식재산이 가장 많이 늘어난 총수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다. 신 회장의 주식재산은 올해 초 기준 6943억원이었으나 9월 말에는 8059억원으로 증가했다. 9개월 새 1115억원(16.1%)이나 늘어난 것이다. 신 회장이 보유한 롯데지주의 보통주 1주당 주가가 1월 3일 2만 9850원에서 9월 30일 3만 8300원으로 28% 넘게 상승한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장형진 영풍회장도 올초 4049억 원에서 9월 말 4667억 원으로 3분기에만 618억 원(15.3%) 넘게 주식평가액이 늘었다. 장 회장의 주식재산이 증가한 데에는 고려아연 주식종목의 1주당 가치가 51만 원에서 59만 5000원으로 16.7% 상승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이외 이순형 세아 회장은 336억 원(올초 1116억 원→9월 말 1449억 원), 정몽준 현대중공업 아산재단 이사장은 105억 원(1조 1262억 원→1조 1367억 원) 수준으로 3분기 주식재산이 많아졌다. 특히 이순형 회장은 세아제강지주, 정몽준 이사장은 HD현대 주식종목의 주식가치가 올초 대비 9월 말에 우상향한 요인이 주효했다.

주식재산 1조 클럽엔 10명이 이름 올려…1위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올해 9월 말 기준 조사 대상 33개 그룹 총수 중 주식재산 1조 클럽에는 10명이 이름을 올렸다. 올 1월 초와 비교하면 2명이나 줄어든 숫자다. 1위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10조 8842억 원)이 차지했다. 이어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9조 73억 원),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6조 933억 원)가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그룹 총수의 주식재산은 올 초 대비 1분기(3월 말), 2분기(6월 말), 3분기(9월 말)에 지속적으로 내려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내년에는 올해보다 경영 여건이 더 불안정해 올 4분기에도 반등의 기회를 찾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IT기업 총수들이 보유한 주식종목들이 올 연말 3분기 보다 더 하락할 경우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불신이 확산해 향후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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