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점검] 'R의 공포' 실물경제 덮치나

트리플 혼돈 빠져든 경제
정부 대외건전성 양호하다지만
8월 경상수지 적자전환 확실
1800兆 가계부채도 '화약고'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주식·환율·채권시장이 ‘트리플 혼돈’에 빠져든 가운데 한국 경제를 지탱하던 수출마저 흔들리면서 ‘R(recession)의 공포’가 실물 경제에 엄습했다. 정부는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대비 우리나라의 대외건전성 지표가 양호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지만 핵심 대외건전성 지표인 경상수지마저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되면서 위기론이 점점 현실화하는 분위기다. 특히 1800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가계부채가 대외 충격 시 화약고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크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오는 7일 ‘8월 국제수지(잠정)’ 통계 발표에서 우리나라의 월간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게 확실시되고 있다. 해외 송금 배당이 증가하는 매년 4월을 빼고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적자를 나타낸 것은 2012년 2월이 마지막이다. 8월 경상수지 적자 전환은 6개월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가는 무역수지와 관련이 깊다. 앞선 7월도 경상수지는 3개월 연속 흑자(10억9000만달러)를 기록했지만 무역수지와 연결된 상품수지가 10년3개월 만에 처음 적자로 돌아선 바 있다. 8월을 기점으로 경상수지마저 적자로 굳어진다면 한국 경제에 위기 신호가 켜진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물론 정부는 여전히 과거 위기 대비 우리 경제의 펀더멘탈엔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안심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경제 전문가들이 가장 우려하는 지표 중 하나는 2003년 통계 집계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 중인 1869조4000억원이라는 가계부채다. 대외 충격에 국내 경기가 흔들릴 경우 서민, 자영업자 등 취약 계층에 치명타를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장기외채 비중이 금융위기 당시보다 높은 수준인 상황에서 단기외채비율이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 2012년 2분기(45.6%)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인 점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올해 110조8000억원에 달하는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예정된 가운데 경상수지마저 적자로 돌아선다면 ‘쌍둥이 적자’ 위기가 현실화할 수 있다"면서 "고물가·고금리·고환율 삼중고에 우리 경제를 떠받치던 수출마저 휘청거리면서 ‘풍전등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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