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대통령실이 MBC에 보낸 공문, 조작인가 싶었다'

수신인에 '박성제 MBC 사장' 기재한 부분 지적
"문자 보내나…'주식회사 문화방송 대표이사'로 해야"

김재원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윤동주 기자 doso7@

[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김재원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사적 발언' 논란 보도와 관련해, 대통령비서실이 MBC에 보낸 공문 형식을 놓고 "처음에 그걸 보고 조작인가 싶었다"며 "대통령 비서실 직원들이 너무 나태해져 있다"고 비판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29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지난 26일 대통령비서실이 박성제 MBC 사장을 수신인으로 기재해 보낸 '순방 기간 중 보도에 대한 질의' 공문이 허술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공문은 윤 대통령의 미국 뉴욕 방문 중 나온 발언과 관련해 MBC가 발언 내용을 특정하는 자막을 달아 보도한 경위를 묻는 내용이다.

김 전 최고위원은 "(공문을 보낼 때)상대방은 공식적인 명의로 '주식회사 문화방송 대표이사'로 가야 한다"며 "(대통령비서실에서는 수신인을) '박성제 MBC 사장'이라고 했다. 문자 메시지 보내는 것도 아니고, 그러면 대통령비서실장에게 공문 보낼 때 '용와대(용산+청와대) 누구 실장' 이렇게 보내겠는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비서실에서 보낸 공문이) 조작 아닌가요?"라고 진행자에게 묻기도 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저는 행정고시 출신으로 사무관을 7년 동안 했는데, 첫 번째로 배우는 게 기안(起案, 문서 초안을 만드는 것)"이라며 "대통령 비서실 구성원들이 정말 열심히 해야 한다. 정신 차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MBC의 보도에 대해선 "MBC가 (논란을) 주도했을 뿐만 아니라 굉장히 사태를 왜곡하는 데 앞장섰다"며 "(발언 내용이) 불분명할 때 함부로 보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이번 논란에 대한 '윤 대통령의 사과나 유감 표명이 없다'는 지적에는 "대통령이 사과하는 것은 굉장히 신중해야 한다"며 "대통령이 그렇게 발언한 적이 없다고 기억을 하고 있고, 실제 (발언 음성을) 들어보면 어떤 내용인지도 불분명한 상황에서 사과하는 것 자체가 정치적 반대자들이 주도하는 국면 전체를 모두 인정하는 꼴이 된다. 그러면 사실관계를 밝힐 기회조차 없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국정농단 사태를 언급하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에도 처음에 사과하면 모든 것이 끝날 것 같은 분위기가 되었지만, 2차, 3차 사과를 하고, 결국은 더 불행한 일을 맞았다"며 " 사과를 한 번 함으로써 모든 것이 다 끝난다면 모를까, 이 상황은 그렇게 되지 않을 거라고 본다"고 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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