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3년 만에 1300원 돌파...디스플레이 업계 '불확실성 커 예의주시'

통상 수출기업에 호재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리스크

LCD 패널 가격하락 등 업황부진도
"경영 불확실성 크다…환율 주시"

삼성디스플레이가 CES 2022 개막을 하루 앞둔 지난 1월4일(현지시간) 미국 앙코르호텔 내 프라이빗 부스에서 QD-디스플레이를 공개했다. 사진은 퀀텀닷을 내재화한 QD디스플레이.(이미지 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달러 강세로 인한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수출 디스플레이 업체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원자재 가격이 치솟는 등 경영 불확실성이 큰 데다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 하락 같은 고질적인 악재가 이어지는 상황이라 업계는 향후 환율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년만에 처음으로 장중 1300달러를 돌파했다. 업계는 달러 가치 상승이 결코 부정적인 뉴스는 아니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물가 폭등 등과 맞물리면 부정적인 방향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업계 관계자는 "수출 기업들 상황이 비슷하겠지만 달러 가치가 높아질 경우 긍정적이 면이 있더라도 원자재 수입과 맞물려 물가 상승세가 심화되면 부정적 측면도 동시에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환 헤지(위험 회피) 같은 기본적인 대응책을 마련한 뒤 향후 추이를 살펴보겠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다만, 하반기 환율 지속 상승 같은 섣부른 '베팅'을 하긴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수출 기업에 환율 상승이 호재라 해도 단기 실적에 큰 영향을 주는 부분은 아니다"라며 "환 헤지 등으로 환율 변동에 대한 대비는 하고 있지만, 환율 급등락이 장기화하면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는 만큼 예의주시하는 중"이라고 했다.

당장 증권가에선 디스플레이 업계의 2분기 실적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렇다보니 환율 상승에 따른 단기 실적 증가에 대한 업계 기대감이 높지 않은 것이다. 이날 LG디스플레이의 목표주가를 2만4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내린 김양재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상해 물류난 여파로 주요 디스플레이 소재 조달에 차질을 빚고 있어 패널 수급 개선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며 "2분기 이후 TV 업계 출하 목표가 10~15% 하향 조정된 것으로 파악되는 등 LCD 업황 악화에 따른 단기 충격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LCD 패널 가격 하락 같은 업계 고유의 부정적 뉴스가 환율 상승에 따른 호재를 덮어버리고도 남는다는 분석도 나온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환율 상승은 분명 수출 기업에 호재지만 다른 부진 때문에 환율 호재가 두드러지지 않는 것"이라며 "LCD 가격 하락과 TV 업체들의 보수적인 출하 목표 등 때문에 환율 상승 효과가 가려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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