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중국을 기다리지 않는다'…'코로나 제로'에 中 떠나는 기업들

베이징 5월 산업생산 증가율 -39.6%

봉쇄 중인 중국 상하이 거리. /사진=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나예은 기자] '제로(0)코로나' 정책 장기화에 따른 중국 경제지표 하락에 서방 기업들이 탈(脫) 중국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상하이 봉쇄가 이뤄진 지난 4월 말 실시된 설문조사에서 유럽 기업의 23%가 '현재 또는 계획 중인 투자를 중국에서 다른 곳으로 옮기는 걸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 2월 조사 당시 같은 응답 비율 11%의 2배를 넘어 최근 10년 중 가장 높은 수치다.

베티나 쇼엔 베한진 주중 EU 상공회의소 부회장은 "코로나 제로 정책을 고집하는 중국의 현재 정책으로 인해 (유럽 기업들로선) 다른 곳을 찾는 것 외에 선택지가 없다"면서 "세계는 중국을 기다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유럽 기업들은 대안 지역으로 동남아시아(16%), 아시아·태평양 지역(18%), 유럽(19%), 북미(12%), 남아시아(11%) 등을 꼽았다.

니콜라 샤퓌 주중 EU 대사는 "유럽 기업들은 중국의 코로나 제로 출구 전략을 기다리면서 새로운 투자지에 대한 결정을 미루고 있다"고 말했다.

이달 초 주중 미국 상공회의소의 조사에서도 상하이 소재 미국 기업들 중 31%만이 '완전히 가동되고 있다'고 답했을 정도로 기업들은 어려움을 호소했다.

집단감염 발생한 베이징 클럽. /사진=연합뉴스, 글로벌타임스

부분 봉쇄됐던 베이징도 경제 타격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베이징통계국에 따르면 베이징의 5월 산업생산 증가율은 전년 동월 대비 -39.6%로 집계됐다. 산업생산은 기업이 창출한 부가가치 총계로 국내총생산(GDP)과 비슷한 추세를 보인다.

베이징의 5월 산업생산 증가율은 4월의 -31.1%보다 더 악화했다. 3~4월 전면 봉쇄 이후 5월부터 생산활동을 재개한 상하이는 4월 -61.6%에서 5월 -28.3%로 소폭 호전됐다.

베이징의 5월 소매 판매는 25.7% 감소했다. 베이징의 내수 경기를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3월 -3.0%, 4월 -16.1% 등으로 악화하고 있다. 베이징은 지난 6일부터 식당 영업을 재개했으나 클럽발 코로나19 감염이 확산하면서 경제활동이 다시 위축됐다.

상하이의 소매판매 증가율은 2월 -0.1%, 3월 -18.9%, 4월 -48.3%로 악화하다가 5월에 -36.5%로 다소 나아졌다. 하지만 중국을 대표하는 대도시의 소매판매가 감소했다는 것은 중국 전반의 소비심리 악화를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는 "베이징의 이런 지표는 코로나 제로 봉쇄 조치가 소비자 지출은 물론 여타 경제 활동을 크게 위축시킨 결과"라며 "베이징과 상하이가 2021년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각각 3.5%, 3.8%를 차지했다는 점에서, 이 추세라면 중국의 올해 5.5% 성장률 목표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중국 소비자들의 소비 심리 위축도 중국 경제 난항의 원인으로 꼽힌다. 2020년 팬데믹 이후에도 중국에선 소비 심리가 살아나면서 경제적인 '순항'이 가능했으나, 주요 지역 봉쇄라는 초강경 코로나 제로 정책이 지속되면서 소비 심리는 여전히 얼어 있다.

2개월여 봉쇄 끝에 지난 1일부터 상하이 봉쇄가 해제됐고, 중국 당국도 부동산 경기 부양 등 경제살리기에 나섰지만, 효과는 크지 않아 보인다.

중국 내 주요 도시에선 코로나19 감염 차단을 위해 정기적인 PCR 검사를 요구하고, 지하철을 타거나 상점에 들어갈 때도 '음성' PCR 검사 결과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나예은 기자 nye8707@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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