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USA] 바이오 출사표 롯바 '시라큐스 다음은 한국'

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
"대규모 생산공장, 韓 설치가 인건비·유지비 유리"
인천 송도·충북 오송 치열한 유치전 예상

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와 이훈기 롯데바이오로직스 이사회 의장이 1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바이오로직스)

[샌디에이고(미국)=이춘희 기자] 롯데그룹의 새로운 먹거리라는 무거운 짐을 떠맡은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세계 무대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의 미국 뉴욕주 시라큐스 생산공장을 인수하면서 성장 기반을 닦은 데 이어 한국 생산기지 설치, 롯데그룹 내 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한 투자여력 확보 등에 나설 전망이다.

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는 1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시라큐스 공장에 이은 다음 생산기지로 어디를 생각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한국이 가장 매력적"이라고 답했다.

현재 롯데바이오로직스 시라큐스 공장의 생산능력은 3만5000ℓ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처음 세운 1공장의 3만ℓ와 비슷한 수준이다.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글로벌 위탁생산(CMO) 산업 내 성장을 위해서는 대규모 생산공장 확장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이 대표는 "시라큐스에 상당한 유휴부지가 있지만 공장 증설비, 인건비, 유지비 등이 한국보다 높다"며 "이를 고려했을 때 메가플랜트(대규모 생산공장) 설치에는 한국이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둘러싸고 인천 송도와 충북 오송 등 기존 국내 바이오 클러스터 간에 치열한 유치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이 대표는 "아직 만나지는 못했다"며 어디까지나 검토 단계라고 덧붙였다.

미국 뉴욕주 시라큐스 롯데바이오로직스 공장 전경(사진제공=롯데바이오로직스)

CMO 사업에 먼저 진출한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서는 함께 협력해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대표는 "CMO 시장은 블루오션"이라며 "전체 산업에서 바이오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계속 늘어날 것인 만큼 서로 협력하고 산업을 키워나가는 관계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CMO는 가격이 싸다고 업체를 옮기는 구조가 아니고 한 번 승인이 되면 지속적으로 생산을 한다"며 산업의 특성상 수주를 둘러싸고 한국 업체 간의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기도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성장 전략과 관련해 당장은 단일 항체의약품 생산에 집중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메신저리보핵산(mRNA), 세포치료제, 키메릭항원수용체(CAR)-T, 항체-약물 접합체(ADC) 등 차세대 모달리티(치료 접근법)에 대한 광범위한 검토도 진행하고 있다고 알렸다.

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사진 왼쪽)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 2022(바이오USA)’에 마련된 롯데바이오로직스 부스에서 방문객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바이오로직스)

이 같은 성장을 추진하기에는 롯데그룹이 앞서 밝힌 10년간 2조5000억원의 투자 규모가 지나치게 작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바이오·헬스케어 산업 육성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의지라는 점을 강조하며 단지 숫자에 불과한 수치라고 선을 그었다. 이훈기 롯데바이오로직스 이사회 의장은 "구체적 숫자는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며 "큰 투자를 할 수도 있고 유연하게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롯데그룹 내의 과감한 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한 투자 여력 확보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 의장은 "기존 산업 중 경쟁력이 없거나 미래 전망상 유망하지 않다면 현재 돈을 벌고 있는 산업이더라도 바이오·헬스케어 육성을 위해서는 매각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샌디에이고(미국)=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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