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윤기자
[아시아경제 이정윤 기자] 폭락 사태가 발생한 루나와 테라USD(UST)를 발행한 테라폼랩스가 블록체인 생태계 '테라 2.0'을 출범시키고 새로운 가상화폐 루나(루나2)가 해외 거래소에 상장됐다. 하지만 가격은 급락했고 상장 하루가 채 되지 않아 80% 가까이 떨어지기도 했다.
30일 글로벌 가상화폐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50분 기준 루나의 가격은 전날보다 17.61% 오른 5.83달러(약 7302원)로 나타났다. 코인마켓캡은 지난 28일 오후 6시부터 루나에 대한 가격 집계를 시작했는데 당시 가격은 17.8달러로 기록됐다. 이후 루나 가격은 20분만에 13.27달러까지 떨어졌다 19.53달러까지 폭등했다. 하지만 다시 가격이 하락해 5달러대까지 미끄러졌다. 특히 28일 오후 7시15분께부터 7시20분께까지 단 5분만에 13.83달러에서 8.21달러까지 급락했다. 또 이날 3.93달러까지 하락하기도 했는데 이는 상장 후 하루가 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가장 높았던 가격 대비 79.88% 떨어진 수치다.
거래량의 감소세도 뚜렷하다. 상장 첫날 28일 하루 거래량은 2억8160만달러(약 3525억원)으로 파악됐지만 다음날에는 1억5004만달러(약 1878억원)로 46.72%가량 급감했다.
루나 가격이 급락하고 거래량도 급격히 감소한 것은 루나폼랩스에 대한 불신이 자리잡은 탓으로 보인다. 테라폼랩스는 기존 가상화폐인 루나클래식과 1달러와 고정(페깅)되도록 설계된 스테이블코인 테라USD(UST) 보유 홀더들을 대상으로 에어드롭하겠다고 했다. 에어드롭은 기존 가상화폐를 보유하고 있는 홀더들 대상으로 무상으로 새 코인을 지급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러한 조치에도 이미 신뢰가 깨진 상황이어서 기대는 그리 높지 않다. 앞서 가상화폐 거래소 루노의 비제이 아야 부사장은 "테라 프로젝트 전반에 대해 커다란 신뢰의 상실이 있었다"라며 "이미 개발자들이 활발히 활동하는 잘 확립된 플랫폼이 많다. 테라가 여기에서 성공해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라고 하기도 했다. 또 테라폼랩스는 홈페이지에 "테라 2.0이 왔다"라는 문구를 올리는 등 적극 홍보에 나섰지만 시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현재 루나는 해외 거래소에 상장돼 있는데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현재 총 9개 거래소에서 거래가 가능하다. 대표적으로 싱가포르 거래소 바이비트와 중국계 거래소 후오비글로벌 등에 상장됐다. 다만 원화마켓을 운영하는 국내 5대 거래소에는 루나가 상장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거래소들은 에어드롭은 지원하겠지만 이는 루나에 대한 거래 지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