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경제 '중대 기로'…'5자' 그리려면 2분기 최소 2.1% 성장해야

CEIBS, 2분기 2.1% 성장 후 3분기 5% 이상, 4분기 6% 이상 성장해야 '5%'
10만명 참석한 회의에서 총리와 부총리 4명 모두 참석…경제 심각 확인

[아시아경제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중국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최악의 경우 전년 대비 1.7% 성장하는데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 2020년 1분기 마이너스(-) 6.8%를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제로(0) 코로나' 정책에 따른 봉쇄 조치로 중국 경제가 곤두박질치자 중국 지도부가 10만 명이 참석하는 전국 경제 안정화 화상 회의를 열고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중국 경제 전문 매체 제일재경은 리커창 총리 주재로 경제 안정화 대책 관련 전국 회의가 열렸다면서 고용 등 시장 참여자(근로자) 생계 대책 마련이 가장 시급한 정책 과제라고 26일 보도했다.

이 매체는 중국 4월 주요 경제 지표 가운데 서비스업 등 소비(내수) 측면이 크게 악화됐다면서 중국 경제가 처한 상황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분기 중국 경제 성장률이 1.7∼3.2%에 불과할 수 있다는 중국 경제 전문가의 전망을 전했다.

성쑹청 중국유럽국제비즈니스스쿨(CEIBS) 교수(전 인민은행 통계국장)는 "최근 코로나19(감염병) 상황이 중국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면서 2분기 성장률이 낮게는 1.7%, 높게는 3.2%에 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CEIBS는 아시아 1위이자 세계 5위 MBA(경영학 석사) 스쿨로 알려진 경영 대학원이다.

성 교수는 2분기 성장률이 2.1%라고 가정하면 중국 상반기 GDP 성장률은 약 3.5%에 머물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경우 3분기와 4분기 각각 5.5%와 6% 이상 성장해야 중국 경제가 5%대에 진입할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중국 지도부가 올해 목표로 삼고 있는 GDP 성장률은 5.5% 내외다. 중국 사회과학원은 연초 중국 경제를 크게 '5% 이하', '5% 이상', '5.5% 이상' 등 3가지로 나눠 구분한 바 있다. 5% 이하면 경제가 나쁘다는 것을, 5.5% 이상이면 중국 경제가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성 교수의 2분기 2.1% 성장 가정은 2분기 성장률이 최소 2.1%는 되어야 한다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으로 해석된다. 2분기 성장률이 2.1% 이상 나와야 연간 성장률이 '5자'는 그릴 수 있다는 의미다.

류싱궈 중국기업연합회 연구원은 "2분기 이후 국내 기업들의 성장 압박이 더욱 커질 수 있다"면서 올해 경제 성장 목표 달성이 어려워 보인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경제 안정은 민생(고용)에 달려 있다"면서 "6월부터 대규모 지원 정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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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매체들은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 차원에서 세금 환급액 확대, 자동차 구매 제한(번호판) 완화 및 취득세 감면, 특수채권 발행 확대, 쿠폰 증액 발행 등 재정 확대 정책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원빈 중국 민생은행 수석연구원은 "가능한 한 빨리 전염병을 통제, 경제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는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전제한 뒤 "인프라 투자 확대, 내수 확대 및 소비 촉진, 고용 확대 등을 위해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정부의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중국 지도부도 경제의 심각성을 인지, 전날 국무원 주재로 경제 안정화 방안 화상 회의를 열고 경각심을 고취시켰다.

리 총리는 "우리(중국)는 올해 경제를 결정짓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며 현 경제 상황이 심각함을 인정했다. 그는 특히 시장 참여자(고용)의 생계 보호가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밝혀 앞으로 정책의 최우선 과제를 고용 안정에 두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관영 환구시보는 전날 열린 경제 안정화 회의에 전국에서 10만 명 이상이 참석했다면서 이는 코로나19가 발병한 2020년 2월 23일 회의(17만명) 이후 최대 규모라고 전했다. 또 회의 결과를 토대로 이달 말 경제 지원을 위한 세부 사안이 발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열린 회의에는 리 총리 외 한정(환경담당), 류허(경제), 후춘화(상업 및 무역), 쑨춘란(과학기술) 등 중국 부총리가 모두 참석, 중국 경제 상황이 어느 정도 심각한 지를 여과없이 드러냈다.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asch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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