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윤기자
[아시아경제 이정윤 기자]대폭락 후에도 거래가 활발했던 루나에 대해 가상화폐 거래소 일부가 피해자 구제에 나섰다.
26일 가상화폐 업계에 따르면 전날 코빗은 루나에 대한 투자유의 종목 지정을 한 지난 10일 낮 12시부터 거래 지원이 종료되는 다음달 3일까지의 루나 수수료 전액을 피해자 구제를 위한 재원으로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또 투자유의 종목 지정 후 지난 24일 오후 6시까지 루나 거래량이 148억원이며 수수료 수익이 1000만원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1달러에 고정(페깅)되도록 설계된 스테이블코인인 테라USD(UST)의 가격이 급락하자 자매 코인인 루나 가격도 떨어져 대폭락 사태가 발생했다. 현금이나 국채 등 안전자산을 담보로 한 다른 스테이블코인과 달리 UST는 루나로 가치를 유지하는 알고리즘을 적용했다. 하지만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인해 UST와 루나 가격이 대폭락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거래소가 공식적으로 거래 수수료 액수를 공개하고 이를 투자자 보호를 위해 쓰겠다고 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간 거래소가 폭락 사태가 발생한 루나에 대해 상장폐지를 하지 않자 수수료를 챙기기 위함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24일 국회에서 열린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과 코인 마켓 투자자 보호 대책 긴급점검' 당정 간담회에선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코빗과 코인원에 대해 '대응이 늦은 것 아니냐'라고 질타하기도 했다.
코빗 관계자는 "이번 루나 사태는 투자자 보호에 대해 본격적으로, 심도있는 고민을 하게 되는 트리거가 됐다"라며 "수수료를 투자자 보호에 쓰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만큼 책임있는 거래소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번 루나 거래 수수료 이외에 금액을 더 추가할지, 어떻게 누구를 대상으로 지원할지에 대해서는 앞으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제2의, 제3의 루나 사태가 또다시 발생하지 말라는 법이 없기 때문에 지속 가능한 투자자 보호가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빗썸도 이번 사태를 투자자 보호 강화의 계기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빗썸 관계자는 "루나 수수료 등을 이용해 투자자 보호를 강화시키는 방안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업비트와 코인원 관계자는 "현재까지 정해진 내용은 없는 상태"라고 했다.
한편, 원화마켓을 운영하는 국내 5대 거래소는 모두 루나에 대한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고팍스는 지난 16일 오후 3시부터 루나 등에 대한 거래와 입출금을 종료했다. 업비트는 지난 20일 낮 12시부터 비트코인으로 가상화폐 거래가 가능한 BTC마켓에 상장된 루나에 대한 거래지원을 종료했고 빗썸은 오는 27일 오후 3시부터 거래 지원을 종료한다. 코빗과 코인원은 이들 중 가장 늦은 전날 상장폐지를 결정했고 각각 다음달 3일 오후 2시, 다음달 1일 오후 6시부터 거래 지원을 종료한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