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우기자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에서 첫 전쟁범죄 재판을 받은 러시아 병사가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의 침공 이후 약 1만건 이상의 전쟁범죄가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어 향후 포로가 된 러시아 병사들에 대한 전범재판이 이어질 전망이다.
23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우크라이나 법원은 앞서 지난 2월28일, 우크라이나 북동부 수미주의 추파히우카 마을에서 62세의 비무장 남성을 총격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러시아 전차사단 소속 바딤 시시마린(21) 하사에게 종신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평결에서 "시시마린 하사가 상급병사의 '살인 명령'을 수행하면서 자동 무기로 피해자의 머리를 향해 여러 발의 총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앞서 그는 지난 18일 열렸던 첫 공판에서 다른 병사들과 함께 러시아에 있는 본대에 합류하고자 훔친 폭스바겐 차를 타고 마을을 떠나던 중 피해자를 겨냥해 서너 발을 근접사격 했다고 진술했다.
시시마린은 이날 법원 내에 마련된 강화유리 박스 안에서 유죄평결 낭독을 지켜봤으며, 얼굴에 아무런 감정을 비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첫 공판 때 이미 자신의 혐의를 모두 인정한 바 있다. 시시마린은 첫 공판 이후 이튿날 열린 두번째 공판에서는 법정에 나온 피해자 부인에게 자신의 잘못을 용서해달라고 간청하기도 했다.
그는 당시 법정에 나온 피해자 부인을 바라보며 "당신이 나를 용서할 수 없다는 것을 안다. 그렇지만 나는 당신에게 용서를 구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우크라이나 사법당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자행한 전쟁범죄가 1만건 이상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러시아군 포로들 중 민간인 학살 등과 연루된 자들을 색출해 전범재판에 넘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