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윤기자
[아시아경제 이정윤 기자] 루나 폭락 사태로 인해 가상화폐 시장에 변동성·투자자 보호라는 키워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누군가의 말에 이끌려 코인을 구입하는 보통의 투자자들.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가상화폐 시장에서 참고할만한 정보가 없기 때문에 말에 이끌려 매수 버튼을 누른다.
빅데이터 분석 전문기업 랩투아이의 오종환 대표가 내놓은 오픈 플랫폼 코싸인(cosign)은 투자 판단을 하는데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 멘토라고 불리는 딥러닝 기반 AI들은 특정 가상화폐의 예상 가격과 수익률, 적중률 등을 투자자에게 실시간으로 제시한다. 오 대표는 "AI는 인간이 할 수 없는 방대한 양을 빠르게 분석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라면서 "투자에 대한 방법론을 제시하고 투자자가 최종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코싸인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AI는 각각 글로벌 거시경제 지표, 뉴스와 트윗, 차트 등을 분석해 정보를 도출한다. 글로벌 거시경제 지표를 들여다보는 AI는 금, 유가, 환율, 주가 지수 등을 재료로 삼는다. 또 수많은 뉴스와 트윗을 분석하거나 차트의 패턴을 파악하는 AI도 있다. 이들 AI는 분석을 토대로 특정 시간동안 가상화폐에 대한 진입가, 목표가, 목표수익률 등으로 이뤄진 싸인을 제시한다.
오 대표는 2014년부터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에 몸담은 데이터 분석가다. 로봇저널리즘에 대한 연구도 진행했다. 또 그간 프로야구 AI 예측, 로봇기사 서비스 등을 진행하며 노하우를 축적했다. 그런 그에게도 코인 시장은 예측하기 어려운 곳이다. 오 대표는 "가상화폐 시장은 사람의 통찰력으로 판단하기 힘든 시장"이라며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도 분석을 해보면 편견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있는데 AI 분석을 이용하면 좀 더 효용성 있는 결과를 내놓을 수 있겠다는 생각 때문에 도전하게 됐다"고 했다.
하지만 한계도 명확하다. AI마다 적중률은 천차만별이다. 오 대표는 "이번 루나 하락장 때 와르르 무너진 멘토들도 있었다"라며 "가상화폐 시장에선 누구도 맹신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단기 투자를 하는 AI의 적중률은 50%를 상회하지만 투자자가 실시간으로 싸인을 확인해야 한다. 큰 수익률을 기대하는 AI는 적중률이 40% 초반에 머문다. 때문에 결국 투자자 스스로 정보를 보고 종합적인 판단을 해야 한다.
이러한 한계에도 오 대표는 코싸인이 분명 투자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 이유는 '투명성' 때문이다. 랩투아이는 AI 분석에 사용된 알고리즘은 물론, 수익률과 적중률이 마이너스가 되더라도 결과값을 모두 공개한다. 시계열로도 이러한 수치들을 제공하며 어떤 이유 때문에 이러한 결과가 도출됐는지 자동 리포트를 생성하는 '설명 가능한 AI(XAI·eXplainabe AI)'를 통해서도 투자자에게 정보를 제공한다.
그리고 투명성이 투자자 보호의 핵심이라는 게 오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전문가라고 불리는 사람도 우리가 분석한 결과 편견을 가지고 투자 조언을 하는 경우가 있었다"라며 "음지성 정보, 사람들을 유혹해서 수익을 보장한다는 사기도 다수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는 것은 건강한 정보원이 없기 때문"이라며 "직접적으로 투자자를 보호할 순 없지만 정직하고 투명한 수치 제공을 통해 투자자 스스로가 자신을 보호하고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고 했다.
오 대표의 목표는 다른 개발자들이 만들어낸 AI와 노하우를 가진 전문가들도 코싸인에 참여해 서로 경쟁하고 분석하는 플랫폼으로 성장시키는 것이다. 그는 "AI는 많은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분석하는 데 장점이 있고 인간은 종합적 판단에서 우위를 가진다"라며 "AI와 인간이 서로 서로 경쟁하며 함께 분석하다보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투자 기법도 발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