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겹살·金멸치…서민먹거리가 고물가 부채질

4월 생산자물가 역대 최고
전년 대비 9.2% 올라
돼지고기·식용정제유 급등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서울 상도동에 사는 캠핑족 이수영씨는 얼마 전 동네 마트에서 장을 보다 깜짝 놀랐다. 돼지고기·닭고기 등 캠핑에서 즐겨먹는 축산물 가격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이씨는 "삼겹살 가격이 너무 올라 이젠 금겹살이란 표현도 부족한 것 같다"면서 "단골 캠핑 요리였지만, 쇠고기만큼 부담스러워져 자주 먹지 못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 생산자물가지수(잠정)는 118.02(2015년 100 기준)를 기록, 전월(116.70)보다 1.1% 올라 역대 최고치를 또 갈아치웠다. 4개월 연속 상승세다. 상승 폭은 3월(1.5%)보다 줄었지만 1년 전인 작년 4월과 비교하면 상승률이 9.2%에 달했다. 생산자물가는 국내 생산자가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측정하는 통계로,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주는 만큼 올해 물가 압력은 더 커질 전망이다.

특히 농림수산품의 경우 축산물(7.4%)과 수산물(2.6%)이 올라 전월 대비 2.0% 상승하면서 밥상물가 부담을 키웠다. 세부 품목 중에서는 돼지고기 가격이 크게 뛰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외식수요가 증가한 데다 출하 마릿수가 감소하면서 돼지고기 가격은 전월대비 28.2% 급등했는데 전년 동기 대비로도 16.8%나 올랐다. 3월 큰 폭(7.1%)의 오름세를 보였던 닭고기(-1.2%) 가격 상승세는 둔화됐지만 여전히 1년 전보다 28.8%나 뛴 상태고 배합사료 가격 상승의 여파로 달걀(6.8%) 역시 눈에 띄게 올랐다.

수산물의 가격도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멸치는 금어기(4월1일~6월30일)로 인해 22% 급등했고, 물오징어도 5.5% 올랐다. 그나마 딸기(-20.4%), 쌀(-3.8%) 가격은 산지 출하량이 늘면서 내려갔다.

전력, 가스, 수도 및 폐기물은 전력, 가스 및 증기(5.7%)가 올라 전월 대비 4.5% 상승했다. 손진식 한은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장은 "액화천연가스(LNG), 유연탄 등 주요 전력 생산 연료 가격 상승세가 전기요금에 반영되고 주택용 및 일반용 도시가스 가격이 오른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공산품은 석탄 및 석유제품(2.9%), 1차금속제품(2.6%) 등이 올라 전월 대비 1.2% 상승했다. 석탄·석유제품 지수(201.73)와 화학제품 지수(122.65) 자체는 각각 역대 최고치다. 공산품으로 분류되는 식용정제유는 전월보다 11.8%나 올랐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해바라기씨, 옥수수 등 식물성 기름의 주요 곡물 공급난이 발생하면서 전년 동월 대비 26% 급등했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경유(7.2%), 제트유(13.3%) 등도 높은 오름세를 나타냈다. 이밖에 국내에 공급되는 상품 및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측정한 국내공급물가지수도 4개월 연속 상승했다.

손 팀장은 "지난달 생산자 물가 상승폭은 둔화됐지만 이번달 중순까지 국제유가가 오르고, 원자재 가격도 다시 올라 증가세 둔화가 이어질 지 여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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