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EO 10명 중 9명 '미 경기 침체 예상'…경영 여건 악화 평가 ↑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인플레이션 급등에 대응해 긴축적 통화정책을 이어가는 가운데 미 기업 최고경영자(CEO) 10명 중 9명이 향후 경기 침체를 예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현지시간) 비영리 경제조사기관 콘퍼런스보드가 발표한 2분기 CEO 신뢰지수 조사에서 Fed의 긴축 통화정책에 따른 결과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 88%가 미국에서 향후 스태그플레이션을 포함한 경기 침체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미 기업 CEO 133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9일까지 이뤄졌다.

미국에서 경기 침체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 CEO들도 세부적인 정도의 차이는 있었다. 응답자의 57%는 "앞으로 몇 년간 물가상승률이 내려가겠지만 미국은 매우 짧고 약한 경기 침체를 겪을 것"이라고 답했다. 물가상승률은 수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미국의 경제 성장이 느려질 것이라는 스태그플레이션을 전망한 CEO는 20%였으며 미국 경제가 심각한 경기 침체에 직면할 것으로 내다본 CEO는 11%였다.

경기침체 없이 인플레이션이 잡히는 연착륙 할 것이라 전망한 CEO는 12%에 불과했다.

CEO들의 경기 전망은 1분기에 비해서도 크게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발표된 2분기 CEO 신뢰지수는 42로 전분기대비 15포인트 감소했다. 이 지수는 기준점인 50에 미치지 못하면 향후 경기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는 CEO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CEO 신뢰지수는 코로나19 사태 초기 이후 가장 낮았다. 다나 피터슨 컨퍼런스보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의 코로나19 봉쇄조치로 인해 물가가 오르고 공급망 문제가 불거지면서 2분기에 CEO들의 신뢰 수준이 더욱 약화했다"고 분석했다.

실제 2분기에 경영 여건이 악화됐다고 답한 CEO는 61%로 전분기(35%)에 비해 큰 폭을 증가했다. 2분기 중 자신이 속한 산업군의 경영 여건이 더욱 악화됐다는 답변도 37%로 전분기(22%)보다 15%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앞으로 경영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 CEO는 1분기 50%에서 2분기 19%로 급감한 반면 같은 기간 상황이 악화될 것이라는 답변율은 23%에서 60%로 대폭 확대됐다.

인플레이션 상승에 인건비 상승과 제품 가격 상승 가능성도 제기됐다. 응답자의 91%는 내년에 3% 이상의 임금을 인상할 것이라고 응답해 1분기(85%)에 비해 응답자 비율이 증가했다. CEO들은 54%가 원자재 가격 등 비용 상승을 고객에게 전가해 비용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로저 퍼거슨 비즈니스카운슬 부사장은 기업들이 과열된 노동시장에서 임금 인상으로 맞서고 있고 더 많은 투입 비용과 씨름하고 있다면서 응답자 절반 가량이 이를 고객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답한 상황에서 소비자 지출을 식게 만드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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