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도 금융업 신호탄…이자수익으로 적자탈출 나서나

수익성 개선 절실 직접 캐피털 사업 전개 가능성

쿠팡이 쇼핑을 넘어 금융에도 진출하고 있다. 간편결제, 후불결제 서비스에 이어 여신전문금융업 진출을 타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에서는 쿠팡이 적자탈출 출구전략으로 금융 서비스를 택할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쿠팡파이낸셜 나오나

13일 유통 및 금융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최근 금융회사인 ‘CFC준비법인’을 설립했다. CFC준비법인의 사업목적에는 경영컨설팅업, 기타투자업, 부동산임대업 등이 등록됐다. 구체적인 사업 방향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쿠팡이 신설법인을 통해 캐피털 사업을 전개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특히 금융서비스 관련 인허가를 위한 정예멤버를 짰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캐피털사의 설립은 등록제이긴 하지만 금융 사업을 전개하려면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과 상당한 교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CFC준비법인 대표는 신원 쿠팡 CPLB(쿠팡 브랜드 전문 자회사) 부사장이 맡았다. 신 부사장은 금융감독원 국장 출신이다. 이석근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등도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은 2019년 쿠팡파이낸셜 상표 등록도 마친 상태다.

쿠팡이 향후 전개할 캐피털 사업은 네이버파이낸셜과 비슷한 구조가 될 전망이다. 중소상공인들의 자금난과 사업 확장을 도와 전체적인 시장을 키우는 ‘선순환’ 시스템이다. 현재 네이버파이낸셜의 경우 네이버의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중소상공인 등을 대상으로 온라인사업자대출, 컨설팅 등을 지원하고 있다. 다만 직접 진출이냐 동맹 구조냐의 차이가 있다. 네이버의 경우 직접 대출을 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셋캐피탈, 우리은행 등과 협업하는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쿠팡의 사업 방식을 봤을 때 직접 캐피털 사업을 전개할 가능성이 크지 않겠냐"며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 쿠팡의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적자탈출 전략

쿠팡이 네이버처럼 쇼핑 서비스를 활용해 쿠페이(쿠팡페이), 캐피털 등 사업 다각화에 나서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게다가 매출은 성장하고 있지만 계속 적자 상태인 쿠팡은 수익성 개선을 위한 전략 마련도 절실한 상황이다. 지난해 쿠팡은 매출 184억637만달러(약 22조2256억원)를 올렸지만 영업적자가 15억4259만달러(약 1조8626억원)에 달했다. 올해 1분기의 경우에도 영업적자가 전년 동기 대비 23% 줄긴했지만 2억570만달러(약 2621억원)나 된다.

다만 쿠팡의 금융업 진출과 관련해선 금융당국의 손길이 닿지 않는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실제로 쿠팡의 나중결제는 네이버와 달리 금융당국이 정한 월 30만원 한도를 적용 받고 있지 않다. 이와 관련 금감원 관계자는 "일반 상거래 외상을 감독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비슷한 서비스처럼 보이지만 중개를 하는 네이버·토스와 달리 쿠팡의 나중결제는 쿠팡이 상품을 직매입한 뒤 파는 형태라 고객이 쿠팡에게 일종의 ‘외상’을 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고객이 온라인 상으로 쿠팡의 나중결제 기능을 통해 물건을 대리 구매한 후, 물건을 다른 사람에게 팔아현금을 받는 ‘페이깡’으로 악용하는 사례도 빈번한 실정이다. 쿠팡이 적자 탈출을 위해서는 제2금융권 수준의 이자율로 수익 창출을 모색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대규모 적자 상태에서 적자 사업을 할 리가 없기 때문에 금융도 수익 사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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