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제작株, 이달 들어 뜨거워진 이유는?

[아시아경제 이민지 기자]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업체)의 K-콘텐츠 편성 경쟁이 심화되면서 국내 제작사들이 수혜를 받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기관투자자들도 역대급 실적을 예상하며 관련 주식들을 미리 사들이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기준 콘텐츠 제작업체 스튜디오드래곤은 이달 들어 8% 상승한 9만1500원을 가리키고 있다. 기관의 투심 확대가 주효했는데 이달에만 주식을 310억원어치 사들였다. 다른 제작사인 에이스토리는 같은 기간 10%대 오름세를 보였는데 기관투자자들은 60억원가량을 순매수했다.

제작사들의 주가를 지지하고 있는 것은 글로벌 OTT들의 역대급 투자 계획이다.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선 차별화된 콘텐츠가 필요한데 한국 콘텐츠는 할리우드 콘텐츠 대비 적은 돈으로 큰 이윤을 남길 수 있다. 최근 넷플릭스와 디즈니 플러스는 국내 콘텐츠를 올해 증편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예상되는 공개작은 각각 25편, 20편에 달한다. 국내에 가장 먼저 들어온 넷플릭스는 국내 투자 비중을 2년 전 2% 대에서 5% 수준으로 확대했다.

제작편수가 증가와 맞물려 제작비 회수율(리쿱율)도 높아지면서 제작사들의 수익성도 탄탄해지고 있다. 과거 넷플릭스와 국내 방송사만을 대상으로 콘텐츠를 공개할 당시 제작사들의 리쿱율은 100~140% 수준이었지만 최근엔 글로벌 OTT와 중국 OTT가 가세하면서 리쿱율은 110~17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신은정 DB금융투자 연구원은 “OTT 증가와 콘텐츠 수요 확대에 따른 제작사 수혜가 확실해지고 있는 만큼 콘텐츠 제작이 대기 중인 제작사는 양호한 실적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삼화네트웍스(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 에이스토리(지리산) 등 중소형 제작사들은 자체 IP를 보유한 작품을 늘리고 있어 IP를 활용한 추가적인 수익도 기대된다.

주가에 날개를 달아줄 또 다른 호재는 중국 수출 재개 가능성이다. 국내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가 중국 3대 OTT인 아이치이를 통해 이달 3일부터 방송을 시작했는데 이는 지난 2017년 한한령이 본격화된 이후 처음으로 심의를 통과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한령 해제 기대감이 과거 여러 차례 무산된 경험이 있지만, 최근의 사례는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평가할만하다”며 “IP를 보유한 작품 수가 많은 스튜디오드래곤과 제이콘텐트리 등 대형제작사는 수익성 면에서 수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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