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마진·유가 상승에…정유4사 영업익 7조 찍는다(종합)

코스피 상장사 에쓰오일·SK이노는 흑자전환 공시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 내 넥슬렌 공장 전경.(사진제공=SK이노)

[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국내 주요 정유사들이 나란히 흑자전환하며 7조여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 회복 속도가 붙으면서 석유제품 수요가 늘어난 데다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 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28일 정유업계와 증권가 등에 따르면 에쓰오일(S-Oil),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의 지난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도합 7조여원이다. 1년 전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4사 모두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5조여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는데 반전에 성공한 것이다. 4사 전체 영업익 7조원 돌파는 2017년 7조7226억원 이후 4년 만이다.

전날 오전 에쓰오일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흑자전환한 2조3064억원, 매출액은 63.2% 늘어난 27조4639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익 기준으로 창사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순이익도 1조5001억원으로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SK이노도 이날 지난해 영업익 1조765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흑자전환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도 46조8429억원으로 35% 이상 늘렸다. 이외 GS칼텍스는 약 2조원, 현대오일뱅크는 1조2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각각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다. 전망치대로라면 정유 4사의 영업이익은 도합 7조원을 넘기게 된다. 4사 도합 영업익 7조원 돌파는 2017년 7조7226억원 이후 4년 만에 처음이다. 지난해의 부진을 만회하고도 남는 실적을 거뒀다는 의미다.

주요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 상승이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정제마진은 판매가격에서 원유가격과 운영비 등을 뺀 금액을 말하며 정유사 수익성 지표다. 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손익분기점인 배럴당 4~5달러 수준을 회복했다. 지난해 평균은 3.7달러였고 이달 들어 첫째주 5.9달러, 둘째주 6.0달러, 셋째주 5.5달러 등 5달러대 이상을 기록 중이다.

정유사들은 보유 원유 가치를 실적에 반영한다. 유가가 오를수록 회사 수익도 늘어나는 구조라는 뜻이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서부텍사스산중질유 기준 26일 종가는 배럴당 87.35달러에 달한다.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보면 75.21달러로 2020년 연말 종가 48.52달러보다 55%(26.69달러) 올랐다. 이에 따라 정유사들은 원유 재고 자산 평가 부문에서 실적 개선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비정유 부문인 윤활유 사업의 수익성 확대도 실적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에쓰오일의 경우 지난해 윤활유 부문에서 1조1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고품질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수록 실적이 좋아지는 품목인 만큼 회사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정제마진, 유가 상승 등에 더해 비정유 부문 윤활유 실적이 늘면서 전체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수출 실적이 늘고 있는 부분도 호재다. 이날 대한석유협회가 발표한 지난해 정유 4사 수출 실적을 보면 석유제품 수출액이 332억3534만달러로 한 해 전보다 54.6% 늘었다. 증가율은 2011년 64.2% 이후 가장 높았다. 석유제품 수출단가에서 원유도입단가를 빼서 구하는 수출 채산성은 배럴당 9.1달러를 기록, 한 해 전 3.7달러보다 배 이상 늘면서 수출 체질 개선과 정유사 경영 실적 개선 등에 크게 기여했다.

업황이 좋아지면서 정유 4사는 가동률을 높이고 있다. 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가동률은 78.7%로 한 해 전 76.2%보다 2.5%포인트(p) 상승했다. 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석유수요 회복이 가시화되면서 국내 정유사의 가동율도 점진적으로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올해는 정유업계가 글로벌 석유수요 증대에 맞춰 수출지역을 다변화하고 고부가가치 제품을 수출해 국가 수출 증대에 기여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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