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이탈→지역위기’ 맞지만 청년 돌아온다고 지역경제회복 쉽지않아'

조영태 교수 "지역위기, 인구 말고도 산업생태계 변화와도 관련"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15년 후 청년이 되는 오늘날 청소년(2002~2013년생)은 한 연령대의 42만~49만명이 있다. 정부 노력으로 15년 뒤 전체 청년 인구의 50%가 지역에 거주한다고 해도 현재 지역의 청년인구(24만~28만명)보다 더 적은 수가 될 것이다."

인구학자인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가 21일 대한상공회의소가 마련한 웨비나에서 한 말이다. 조 교수는 이날 ‘인구학의 눈으로 본 지역경제의 오늘과 미래’라는 주제발표에서 "지역의 산업생태계가 변하지 않는다면 청년의 마음을 더욱 잡기 어려워질 것이고 청년의 이탈이 가속화돼 지역경제의 어려움은 계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현재 25~34세 청년의 56%가 수도권에 몰려 있다"며 "주민등록을 옮기지 않은 청년들까지 포함하면 거의 60%에 이를 정도로 수도권 집중이 매우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막대한 예산 투입과 지원 정책으로 인해 청년들의 수도권 집중이 완화되고 지역으로 돌아가는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당장은 불가능 하지만, 10년 후에 이런 현상이 일어난다고 가정할 때, 또 다른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고령화·청년이탈로 지역소멸을 막기 위해 올해부터 소멸예정지역 86곳을 정해 해마다 1조원씩 10년간 투입하기로 했으나 문제가 여전하다는 얘기다. 조 교수가 지적하는 부분은 지역일자리 창출에 큰 역할을 하는 지역기업이 산업생태계 변화에 발맞추지 못하면 청년층 유인이 헛구호에 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조 교수는 "청년인구의 이탈이 지역의 활력 저하로 이어져 지역경제의 활력도 낮아질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라며 "그렇다고 지역경제가 침체된 원인을 전적으로 청년의 이탈에서 찾는 것으로는 완전한 해결방안을 찾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지역경제의 어려움을 청년인구의 이탈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청년이 그 지역에 다시 돌아온다고 지역경제가 다시 살아 날 것이라는 말은 반드시 옳다고 할 수 없다"며 "지역경제가 활력을 잃게 된 것이 인구구조 변화가 아니라 지역산업이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생태계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것이 아닌지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역경제의 위기가 인구라는 외생적 요소가 아닌 지역산업 자체라는 내생적 요인으로 인한 것이 아닐까?’라는 물음을 갖는다"면서 "지역의 산업생태계부터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위해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정책적인 노력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지역기업의 주도적인 역할이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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