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린주문만 100만대…현대차 지금 사도 올해 안에 못탈수도

현대차·기아, 반도체 공급난에 글로벌 백오더 100만대
인기차종 대기기간 1년 훌쩍 넘어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새해 들어서도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이 지속되면서 현대차와 기아의 백오더(주문 대기)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 사태로 글로벌 반도체 부품 공장 가동이 차질을 빚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부품 부족으로 차 생산을 제대로 하지 못해 소비자들의 대기 기간도 하염없이 길어지고 있다.

1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이달 현대차와 기아의 백오더 물량은 각각 100만대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현대차는 2배, 기아는 3배가량 늘어난 수치로 역대 최대다.

지난해부터 본격화한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 사태가 올해도 해결되지 않으면서 백오더가 크게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은 코로나19 이후 반도체 수요가 폭증했지만 생산은 한정되면서 발생했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도 상황은 비슷하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미국의 차량 재고는 100만대 이하로 역대 최대 수준으로 하락했다.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폭스바겐 등 주요 완성차 회사들도 여전히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상황을 겪고 있다.

전기차 판매 급증으로 반도체 수요는 더 증가하는데 차량용 반도체 업체들의 증설은 더디게 진행되면서 공급난이 올해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회사들은 이미 올해 생산능력 대비 약 20~30%를 초과로 예약받았고 현재 내년 주문을 접수받고 있다.

주문은 늘어가는데 코로나19 사태로 일부 반도체 공장이 셧다운되는 등 생산에도 차질을 빚으면서 반도체 주문 후 배송에 걸리는 기간을 뜻하는 리드타임도 최대 10개월 이상 소요되는 등 생산 정상화 시점을 늦추고 있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아이오닉5와 EV6, GV60 등 현대차그룹의 인기 전기차종의 경우 지금 구매를 결정해도 연내 수령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13개월 이상의 대기기간이 필요하다. 쏘렌토와 스포티지 같은 인기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들도 대기 기간이 1년 이상이다.

조민욱 한국자동차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이 올해 상반기는 물론 내년까지도 지속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공급난의 심각성은 점진적으로 완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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