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B'급 회사채 흥행 이유 있었네

1월 수요예측 규모 5400억
예년보다 2배 늘어날 듯

기관들 자금 풍부 '연초효과
BBB급 회사채 발행 많아져
금리 매력도 충분 판단

하이일드 펀드 특수
IPO 앞두고 하이일드펀드 수요 증가
공모주 우선배정 노린 투자 늘어

[아시아경제 이민지 기자]BBB급의 저신용(하이일드) 회사채가 특수를 누리고 있다. 연초효과가 나타나는 가운데 하이일드채권을 펀드에 담아 LG에너지솔루션(LG엔솔), 현대오일뱅크 등 대형 공모주를 받기 위한 기관투자의 수요가 커진 덕분이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첫 회사채 수요예측 포문을 연 현대로템(BBB+)은 전일 2년물 800억원, 3년물 200억원 등 총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각각 1520억원, 940억원씩 2460억원을 받아냈다. 기관으로부터 예상보다 2배 많은 자금을 받아낸 현대로템은 최대 2000억원 규모의 증액 발행에 나설 것으로 예측된다. 이날엔 한진(BBB+)이 총 7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에 나서고, 뒤이어 두산(BBB), 대한항공(BBB+) 등도 회사채 시장에 발을 들일 것으로 관측된다.

통상적으로 연초에는 기관의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저신용 회사에 대한 투자심리가 크게 개선되는 모습을 보인다. 이를 ‘연초효과’라 하는데 저신용 등급 기업들은 이를 누리기 위해 1~2월에 회사채 발행을 크게 늘린다. 올해는 금리 인상 전 낮은 조달 금리로 싸게 현금을 확보하려는 기업들이 늘면서 발행 수요가 예년보다 훨씬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이 추정하고 있는 1월 수요예측 규모는 예년(1000억~3000억원) 수준보다 2배가량 많은 5400억원이다.

발행 규모는 늘겠지만 시장에선 이들 회사채를 모두 소화해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채권 전문가는 수요예측 흥행으로 증액 발행이 이뤄질 때 최대 10조원까지 발행 규모가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금리 측면에서 투자 매력이 유효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오는 14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인상(1%→1.25%)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금리 인상이 이뤄질 때 불안정했던 금리가 안정화되면서 회사채 투심이 살아날 것으로 전망된다.

공모주 우선 배정을 노린 기관의 하이일드채권수요도 저신용 기업들의 높아진 발행 수요를 뒷받침할 것으로 예측된다. 올해 상반기 LG에너지솔루션, 현대오일뱅크, 현대엔지니어링 등 ‘조’ 단위 대어급 기업의 IPO가 예정된 가운데 하이일드 채권을 담은 펀드만이 공모주의 5% 우선 배정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이후 기업공개가 증가하면서 공모주 우선배정을 받는 하이일드 펀드가 크게 늘었다"며 "BBB등급 투자수요가 커지면서 채권 발행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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