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덮친 오미크론發 항공대란, 연말까지 간다

크리스마스 연휴 7500여편 결항
감염 승무원 10일 격리로 인력난

미국 항공사들이 성탄절에 이어 다수의 항공편을 취소한 26일(현지시간) 뉴욕 존 F.케네디 국제공항이 탑승 수속을 하려는 여행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조현의 기자]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크리스마스 연휴 동안 전 세계 항공기 7500여편이 결항됐다. 승무원과 조종사 등이 전염력이 강한 새 변이에 감염되면서 인력 부족이 심화한 탓이다.

AFP 통신은 26일(현지시간) 항공기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를 인용해 지난 24일부터 이날까지 전 세계에서 항공편 7500여편이 취소됐다고 전했다. 크리스마스 당일인 25일엔 2900여편이 결항됐다. 이 중 1250여편은 미국에서 출발하거나 미국을 향할 예정이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 저가 항공사 알래스카항공과 제트블루항공의 항공기 10편 중 1편 이상이 운항하지 못했다. 전날에는 델타항공, 유나이티드항공, 제트블루항공 항공기 중 최소 12%가 결항됐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항공 업계 최대 성수기로 꼽히던 이번 크리스마스 연휴에 대규모 결항 사태가 빚어진 것은 항공 여객 수요가 많아진 반면 인력 부족이 심화된 탓이다. 오미크론 변이의 거센 확산으로 조종사, 승무원 등 항공사 직원들과 공항 근무자들이 잇따라 코로나19에 감염되거나 밀접 접촉자로 분류되면서 항공 대란을 초래했다.

데릭 돔브로스크 제트블루항공 대변인은 "다른 기업과 마찬가지로 우리도 오미크론 감염으로 병가를 내는 직원이 증가하고 있다"며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고 있어 항공편 취소, 지연 등 운항 차질이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크리스마스 당일 미국의 여행 항공객은 팬데믹 이전보다 약 90만명 적은 153만명으로 집계됐다. 미 교통안전청(TSA)에 따르면 당초 미 항공 여행객 규모는 지난 22일에는 팬데믹 이전 수준을 넘어섰고 23일에는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두고 가장 많은 219만명에 달했다. 하지만 오미크론발(發) 대규모 항공 대란으로 여행객도 대폭 줄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연말에도 항공 대란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로 연휴 다음 날인 27일 이륙하는 항공편 중 190편이 일찌감치 취소를 예고했다. 여기에 지연 항공편 중 일부가 운항 취소되면 시간이 지날수록 결항되는 항공편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여행 컨설팅 업체 앳모스피어리서치그룹 대표 헨리 하트벨트는 블룸버그통신에 "누군가는 코로나19 백신을 맞고도 오미크론에 감염될 수 있음을 미리 알렸어야 한다"며 "다만 양성 판정을 받은 업계 관계자의 격리 기간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타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항공 업계는 이 같은 상황을 바로잡기 위해선 백신 접종 완료자가 코로나19에 감염됐을 경우 자가격리 기간을 증상 발현 후 10일에서 5일로 줄여달라고 요청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23일 의료부담 가중을 해소하기 위해 무증상 의료기관 종사자의 격리 기간을 기존 10일에서 7일로 단축했는데 항공 업계 역시 중대한 혼란을 막기 위해 이 같은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미 항공 업계 로비 단체 ‘에어라인스 포 아메리카’의 닉 칼리오 회장은 최근 로셸 월렌스키 CDC 국장에게 서한을 보내 "오미크론 변이 확산은 인력난을 악화시키고 항공 업계의 운영과 근무 인력에 심각한 혼란을 초대할 수 있다"며 격리 기간 단축을 요구했다.

한편 전 세계에서 이번 연휴 기간 결항 사태가 가장 심각한 공항은 중국 시안공항이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당국이 지방 정부에 코로나19 환자를 대폭 줄일 것을 요구함에 따라 우한에서 처음 확진자가 나왔을 때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의 봉쇄 조치가 적용되고 있다"며 "항공기 3편 중 1편이 취소됐다"고 전했다.

조현의 기자 honey@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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