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대란에 신차 출고 여전히 하세월…인기차종은 1년 안팎

쏘렌토·스포티지 등 인기모델 출고 10~13개월 소요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연초부터 전 세계를 강타한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의 여파로 국내 완성차 기업의 ‘출고대란’이 더욱 심화하고 있다. 반도체 수급난에 수요 증가까지 겹치며 일부 인기 차종의 경우 주문부터 출고까지 1년 안팎이 소요되기도 하는 상황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HEV) 모델의 경우 지난 1일 기준으로 주문부터 출고까지 13개월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쏘렌토 가솔린 모델 역시 출고까지 10개월, 디젤 모델도 11개월이 소요된다. 쏘렌토는 지난달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조사에서 국산차 중 판매순위 6위를 기록한 인기 모델이다.

지난 7월 출시돼 지난달 국산차 판매순위 1위에 오른 기아 스포티지 역시 가솔린·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 출고까지 10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외 인기 세단 모델인 K5, K8도 하이브리드 모델을 수령하기 까진 6~10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기아와 대비해 상황은 다소 낫지만 일부 차종의 병목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싼타페의 하이브리드 모델은 출고까지 8~9개월 가량이 예상되며, 아반떼 가솔린·하이브리드 모델도 6개월 가량이 소요된다. 최근 출시된 경형 SUV 캐스퍼도 수요가 늘며 예상 납기는 4~5개월 가량이 됐다.

전용 전기차들도 병목현상이 심각하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적용한 아이오닉5의 경우 출고까지 8개월, 기아 EV6와 제네시스 GV60의 경우 12개월(1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전기차의 경우 정부의 무공해차 보조금과 생산-판매가 긴밀히 연동돼 있어 출고시기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대차 측은 "반도체 수급난과 내년도 무공해차 보조금 문제까지 겹쳐 대기기간은 더 길어질 수 있다"면서 "특히 내년도 보조금이 구체적으로 책정되지 않아 상황은 상당히 유동적"이라고 설명했다.

출고 대기가 심화하고 있는 이유로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생산차질과 수요 증가가 꼽힌다. 실제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지난달 국내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14.2% 감소한 12만3000여대에 그쳤다. 4분기 들어 반도체 수급이 다소간 완화되고는 있으나 원상회복까지는 갈 길이 먼 상태다. 최근엔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까지 확산하면서 부품 공급망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스마트크루즈컨트롤(SCC) 등 일부 첨단 사양을 제외하면 납기는 그만큼 단축될 수 있지만, 소비자로선 각종 첨단운전자보조기술(ADAS)이 보편화 된 상황에서 이 포기하기 쉽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일부 완성차 기업이 특근 가동을 시작하는 등 상황이 진전되곤 있으나 아직은 본궤도에 오른 상태는 아니"라면서 "내년 상반기까진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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