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총리 '美, 中이 얼마나 무서운 적이 될지 잘 몰라'

中 향해 "대만침략 가능하다는 오판에 빠지면 안돼"
남중국해 분쟁에 동남아가 휩쓸릴 위험성도 높아져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가 미국의 대중강경책을 정면 비판하면서 양국간 충돌이 양측 모두에게 피해만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정부를 향해서도 대만침략이 가능하다는 오판을 해선 안된다고 강조하며 신중함을 유지할 것을 촉구했다. 최근 남중국해 일대로 각국 군함이 집결하고, 미국정부가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대중견제 참여를 호소하는 외교전에 돌입하는 등 미중간 충돌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중재에 나서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3일(현지시간) 리 총리는 미국 싱크탱크인 아스펜이 주관한 아스펜안보포럼에서 "현재 미국 내 대중 강경정책은 초당적인 합의가 이뤄지고 있으나 이것이 올바른 합의인지 확신하기 어렵다"며 "미국은 중국을 적으로 간주하면 얼마나 무서운 적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리 총리는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잠시 멈춰 신중히 생각해야한다. 그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며 "미국과 중국은 충돌을 막기 위해 반드시 서로 협력해야하며, 양국이 전면 충돌하는 것은 양측은 물론 세계에 재앙이 될 수 있음을 깨달아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리 총리는 중국정부가 취하고 있는 대만에 대한 군사적 압박도 지적했다. 그는 "대만은 미국과 중국이 충돌할 수 있는 잠재적인 발화점"이라며 "중국은 대만 침략이 가능하다는 오판에 빠질 위험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현실적으로 미국과 중국은 다른 한쪽을 완전히 저버릴 수 없는 상황임을 알아야한다"고 강조했다.

리 총리가 양국 모두에 강한 경고메시지를 보낸 것은 최근 남중국해에의 군사적 긴장감이 크게 상승하며 양자간 충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CNN에 따르면 지난 4월 이후 프랑스와 영국, 독일이 남중국해로 군함을 파견한다고 잇따라 발표하는 등 미국의 대중견제에 동참하는 국가들이 늘고 있다.

이와함께 미 정부는 이달 중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도 베트남과 싱가포르 등 동남아 각국을 순방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지난달 말에는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처음으로 베트남을 방문해 대중견제에 대해 논의하면서 미국의 적극적인 외교전이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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