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화재 신고 묵살·비아냥? 사실무근…무고죄 고소 검토'

물류센터 보안업체 '조은시스템' 반박 입장 발표
해당 보안요원 정신적 피해 호소…"억울하다"
"인천공항서 우수업체로 선정…누가 일감 주겠나"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당시 보안요원에게 신고했지만 묵살당했다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물의 일부 내용이 '사실 무근'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물류센터 보안을 담당하는 용역업체 '조은시스템'이 반박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해당 보안요원은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고 있으며 법적 대응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은시스템 측은 22일 입장 자료를 내고 "이천 물류센터 화재 사고와 관련해 일부 언론에서 화재 신고 직후 보안 요원이 '본인이 알아서 할테니 퇴근해라'는 식으로 말했다고 왜곡해 보도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보안요원을 조사한 결과 그런 말 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당시 보안요원은 '예 알겠습니다. 확인하겠습니다'고 말한 뒤 곧바로 무전을 통해 당시 조장에게 화재 사실 확인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조은시스템에 따르면 이후 조장은 화재 사실을 직접 확인한 후 대피를 지시했다. 1층 검색대에 있었던 보안요원은 내부를 한번 더 확인한 뒤, 연기 등이 피어오르고 움직이는 사람이나 차량이 없어 바로 외부로 대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작업 중이던 차량을 작업 중지시키고, 진입로로 진입하는 차량을 통제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는 입장이다.

조은시스템 관계자는 23일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해당 보안요원은 '도무지 못 버티겠다. 억울해서 잠이 안온다'며 정신적인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해당 글을 올린 직원을 무고죄로 고소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며 "3자 대면을 해서라도 누명을 벗겠다고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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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보안직원들은 매달 한번씩 서비스 교육을 받고 있다. 인천공항에서 10년 넘게 업무하면서 우수업체로 선정되기도 했다"며 화재 신고를 무시하거나 비아냥거렸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게시물이 퍼지면서 직원들은 업무 태만하고, 업체도 문제가 있다고 보일 수 밖에 없다. 누가 일거리를 주겠나"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기업 이미지에도 상당한 타격을 미쳐 법적인 조치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은시스템은 대형시설의 종합관리와 국내 공항의 경비보안 및 주요 시설의 출입관제 등을 담당하는 전문 업체다. 이번에 화재가 난 덕평물류센터에서는 50여명이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2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덕평 쿠팡물류센터 화재는 처음이 아니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작성자 A씨는 자신을 '최초 신고자보다 10분 더 빨리 화재를 발견한 노동자'라고 소개했다.

그는 무전기와 휴대폰을 소지한 검색대 보안요원에게 화재 제보와 조치 요청을 했지만 "불난 거 아니니까 신경쓰지 말고 퇴근하라. 어차피 화재가 맞아도 나가는 길은 여기 하나니까 불났으면 내가 알아서 하겠다"고 태연하게 답했다고 했다.

A씨는 지하 2층 와처(현장 관리 직원)에게 또 다시 상황을 알렸지만 "원래 오작동이 잦아서 불났다고 하면 양치기 소년된다"는 대답만 돌아왔다고 전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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