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에 버려지는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 정책 확대해야

최근 10년 동안 국내에서는 총 4,737건의 산불이 발생하여 11,196ha의 소중한 산림이 잿더미가 되어버렸다. 사망 43명, 부상 91명으로 인명피해도 크게 발생했다. 산림자원 피해액만도 6천억 원이 넘는다. 재산피해까지 합하면 그 피해액이 크게 증가한다.

산림병해충 발생면적도 2019년 전국적으로 약 4만ha에 달해 그 위해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국내 산림재해는 기후변화에 따라 피해범주가 점차 대형화되고 있다. 산림경영활동 후에 산림자원으로 이용되기 어려워 그대로 버려지는 나뭇가지 등 산림부산물은 산불의 도화선 역할을 하거나 확산시키는 요인이다.

집중 호우 시기에는 불어난 물에 쓸려 내려가 사방댐 등을 막아 강우 유출을 방해함으로써 더 큰 피해를 유발하기도 한다. 2020년 집중호우 때는 초목류 등 부유쓰레기 발생량이 최근 10년 내 최대량을 기록했다. 전국의 댐, 하천을 비롯해 식수원으로 유입되면서 국민적 불안을 유발했다.

이렇게 산지에 방치되는 산림부산물은 연간 약 4백만 ㎥으로 매년 누적되고 있다. 산림재해 예방과 국민안전에 큰 위협요소인 산림부산물을 제거하기 위한 산림청 등 관계기관의 적극적 관리가 요구되는 실정이다.

그렇다고 산림청 등 정부가 손 놓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 2018년부터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제도를 시행하여 운영하고 있다.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는 국내 산림경영활동 등으로 발생한 산물 중 원목 규격에 못 미치거나 수집이 어려워 이용이 원활하지 않은 산물이다. 이를 수거하여 목재펠릿 등으로 연료화하고 에너지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이 과정을 통해 산불 등 산림재해 유발요인을 사전에 제거하고, 산림일자리 창출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등 국가적으로 다양한 선순환 효과를 창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는 산림에서 불가피하게 배출되어 방치되거나 누출되는 탄소에 해당한다. 이를 에너지원으로 활용함에 따라 화석연료를 직접 대체할 수 있다. 산림이 지속가능한 육성을 지속하고, 기후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모범사례다. 이는 기후위기에 대응하고자 하는 국제 추세와도 부합한다.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는 수확·수종갱신·산지개발 부산물, 숲가꾸기·가로수 산물, 산림 병해충·산불 등 피해목 산물로 구성되어 있다. 낮은 품질과 높은 수거비용으로 다른 목재산업에서는 이용이 어렵다.

과거 유가 하락으로 경영난을 겪던 우리나라 중소규모 가정용 목재펠릿 제조업체들은 이러한 정책적 추세에 발맞추어 신규 투자와 공장 증설로 발전용 목재펠릿 공급체계로 탈바꿈했다. 민간투자를 중심으로 현재 연간 약 90만 톤까지 공급 가능한 규모로 확장된 것으로 평가된다.

대규모 산불을 경험한 강원도와 경상북도에서도 이러한 산업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관련 기업의 유치와 활성화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다만 이러한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최근 관련 산업은 REC 가격 하락, 발전사 신규 수요 급감, 재고 물량 급증, 제조시설 가동률 저하에 따른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다.

일각에서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가 탄소중립이 아닐 것이라는 추측성 주장에 대해 온실가스 전문가들은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최근 IEA의 ‘2050 넷제로 시나리오’에 산림바이오에너지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음도 쉽게 확인 가능하다. 특히 IPCC는 바이오에너지가 CCS와 결합할 경우 탄소감축에 획기적으로 이바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각국이 UN에 제출한 장기저탄소전략(LEDS) 중 산림부문을 살펴보면 산림바이오에너지 활성화가 주류다. 우리나라도 최근 목재공학회를 비롯한 국내 정상급 전문가들이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의 가치와 활용 증진을 위한 서한을 발표한 바 있어 주목된다.

산림청이 발간한 ‘산림과 임업 동향에 관한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대통령 순방국인 스웨덴의 경우, 목재제품 생산이 국가경제에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 고부가가치 목재생산시스템 구축 및 미이용 임목부산물의 활용으로 수확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산림바이오매스에 대한 국제적 논의가 일각의 모호한 주장에 흔들리지 않는 성숙한 수준에 도달한 것이라 풀이된다.

국립산림과학원 이수민 연구관은 인터뷰를 통해 “산림에서 배출되어 방치되는 탄소를 줄이고 화석연료 대체에너지로써 다양한 공익적 효과가 존재하는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 산업은 필수 산업이다. 특히,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 정책은 해외에서도 보기 드문 선진적인 사례로, 재생에너지, 환경, 일자리 등에서 범정부적 정책 지원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최봉석 기자 mail00@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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