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내민 호주 와인에 손 뿌리친 중국

濠 관세 폭탄 피해 중국에 협력 타진…中 호주 사업 모델 경쟁력 없어
中, 중국에 대한 사고 방식부터 바꿔야

[아시아경제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호주 와인산업이 중국 현지 생산 등 살길을 찾고 있는 가운데 중국 주류업계가 경쟁력이 없다며 찬물을 끼얹었다. 호주 정부가 지난해 4월 코로나19 발원지와 관련해 국제 조사를 요구하는 등 미국의 중국 견제에 동참하자, 중국 상무부는 지난 3월 호주산 와인에 대해 116.2∼218.4%의 보복성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중국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호주의 주요 와인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중국 현지를 방문, 중국 현지 기업과 협력 방안을 찾고 있다고 22일 보도했다.

사진=바이두 캡처

최고 218.4%의 관세가 부과되면서 2019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던 호주 와인은 순위권 밖으로 밀려난 상태다. 중국 당국은 호주산 와인이 그동안 호주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는 등 불공정한 경쟁을 해 왔다면서 호주산 와인에 대해 200%가 넘는 관세를 부과했다. 호주산 와인이 가격 경쟁력을 잃자 칠레산과 프랑스산, 이탈리아산, 뉴질랜드산 와인이 중국 와인시장을 장악했다. 프랑스산 와인에 적용되는 관세율은 40% 내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글로벌 타임스는 중국 시장에서 사실상 퇴출 위기에 처한 호주 와인 업체 CEO들이 최근 중국 북서부 닝샤후이족 자치구 등을 직접 방문, 협력 방안을 찾았다고 전했다. 닝샤는 중국 정부가 프랑스 보르도에 필적하는 포도주 산지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곳이다.

글로벌 타임스는 호주 업체 관계자들이 중국 북동부 지역과 칭하이 등을 방문해 중국 현지 주류 업체의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지방정부 지원책 등을 조사했다고 덧붙였다.

중국 와인 업계 한 관계자는 "호주 와인 회사들이 제시한 협력 방안은 기술과 품질관리는 호주가, 원료(포도)와 생산은 중국 회사가 담당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위탁 생산 방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호주의 협력 방안에 대해 중국 주류업계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훠싱싼 중국 주류협회(CADA) 사무총장은 "호주 와인 회사들이 제시한 방법으로 중국에서 생산된 와인에는 호주 브랜드 상표가 붙는다"면서 "이런 방식으로는 호주 제품의 장점을 지속하기 어렵다"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타임스는 업계 전문가들이 말을 인용, 호주 와인 업체들이 구상중인 비즈니스 모델은 경쟁력이 없다면서 호주 기업(호주 정부)은 중국에 대한 사고방식을 바꾸고 중국 시장을 보다 합리적인 태도로 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asch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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