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 놓친 위기의 롯데, e커머스 재정비 '신의 한수' 찾아라

강희태 부회장, 내부 독려나서
새로운 M&A 계속 추진 선언
롯데온 정비 … 독자생존 모색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실패한 롯데가 e커머스 사업 확대와 경쟁력 향상을 위해 인수합병(M&A)를 계속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시너지 실현이 담보되지 않는 무리한 투자보다는 온라인 사업의 내실을 다지고 독자 생존의 길을 모색하겠다는 의지지만, 당장 규모의 경제에서 뒤쳐지고 뚜렷한 성장전략도 내놓치 못한 상태에서 새 돌파구를 찾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수실패 우려에 내부 독려

강희태 롯데쇼핑 부회장은 지난 주 사내망에 ‘e커머스 M&A 진행결과 공유’라는 글을 올려 "향후 시너지 및 가치평가 적정성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고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인수합병(M&A)은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당장의 인수비용 뿐 아니라 시너지 창출을 위한 추가투자, 인수 이후의 경쟁비용 등을 고려한 결정이었지만, 롯데로서는 이베이코리아를 통해 e커머스 사업 강화를 꾀하겠다던 기존 전략에 대해 대폭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당장 e커머스 시장에서 롯데온의 입지는 크게 밀릴 수밖에 없게 됐다. 경쟁사인 신세계 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 인수 이후 단순 합산 거래액이 24조원으로 네이버쇼핑(28조원)에 이은 2위에 오르는 반면, 롯데온은 7조6000억원에 불과해 쿠팡(22조원), 11번가(10조원) 등에 한참 못미치기 때문이다.

강 부회장이 추가 M&A 가능성을 열어 놓았지만 요기요 인수전에 불참을 선언한 만큼 마땅한 매물이 없다는 점도 롯데쇼핑으로서는 난제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롯데를 중심으로 11번가, 티몬, 위메프 등 중소 e이커머스 업체가 전략적 협력을 통해 네이버와 신세계, 쿠팡 등에 맞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독자생존 가능할까

강 부회장은 "롯데쇼핑이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그로서리(신선식품), 럭셔리, 패션·뷰티, 가전 카테고리에 특화된 전문 버티컬 플랫폼을 구축해 고객에게 명확하게 찾아올 수 있는 이유를 제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롯데쇼핑 측은 "중·장기적으로 롯데온 내 경쟁력 있는 여러 카테고리 전문몰을 묶어 복합 쇼핑 플랫폼으로 발전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부적으로는 온·오프라인 사업의 통합과 롯데온 조직 재정비 등을 통해 롯데온에 실질 권한을 강화하는 방안도 모색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신세계나 롯데 모두 당초 이베이코리아를 인수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꾀하려 했고, 하루가 다르게 급성장하는 e커머스 산업의 성장 속도를 고려할 때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며 "롯데로서는 아직까지도 롯데온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긍정적이지 못한 가운데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새로운 전략을 마련하고 실행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어야 하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상황일 것"이라고 말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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