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주담대 금리 일제히 상승…'은행 대신 몰리던 수요 줄 듯'

생명보험 주담대 평균 금리 2.97~3.70%
시장 금리 오르면서 주담대 금리도 동반상승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내 집 마련을 준비하고 있는 직장인 조문경(41·가명)씨는 은행보다 보험사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더 싸게 빌릴 수 있다는 지인의 얘기를 듣고 보험사를 찾았다.

하지만 자신의 신용등급에 맞춰 산정하니 3.46%로 은행보다 높은 금리가 적용됐다. 결국 조씨는 주거래은행에서 우대금리를 받아 대출을 받기로 했다. 조씨는 "보험사가 은행 보다 대출 한도가 높아 저렴하게 더 많은 금액을 빌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면서 "2금융권 대출이면서도 우대금리가 없어서 은행보다 조건이 좋지 않아 포기했다"고 말했다.

보험사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은행보다 싸다는 말이 더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 시장 금리 상승에 은행권보다 금리가 낮았던 역전현상이 사라진 것이다.

다음달부터 대출자의 소득에 기반해 대출 한도를 제한하는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규제를 앞두고 보험사에서도 대출 문턱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21일 생명보험협회가 공시한 국내 생명보험사 분할상환방식 주담대 평균 금리는 2.97~3.70%로 집계됐다. 지난 1월(2.78~3.63%) 대비 대부분 생보사에서 금리가 올랐다.

올 들어 금리가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신한생명이다. 지난 1월 2.78%에서 6월 3.10%로 32bp(bp=0.01%포인트)나 상승했다.

같은 기간 흥국생명은 3.03%에서 3.29%로 26bp 올랐으며, 교보생명과 한화생명은 각각 19bp, 18bp가 오른 3.24% 3.03%를 기록했다. 삼성생명만 유일하게 3.01%에서 2.97%로 금리가 낮아졌다.

손해보험사 주담대 평균 금리도 3.00~3.51%로 올해 초보다 상승했다. 삼성화재는 3.00%로 1월과 변동이 없었지만, 현대해상은 3.17%에서 3.51%로 34bp나 뛰었다.

KB손해보험도 2.98%에서 3.10%로, 농협손해보험도 3.17%에서 3.23%로 금리가 인상됐다.

보험사들의 주담대 금리가 은행을 추월한 것은 시장금리가 오르고 있어서다. 보험사들은 국고채 수익률에 따라 대출 금리를 산정한다. 최근 시장 금리가 오르면서 주담대 금리도 동반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이달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신규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69~3.02%로, 보험사보다 낮다.

이에 따라 다음달 차주별 DSR 규제 시행 앞두고 금융당국에서 주담대 관리를 강화하는 추세에 따라 보험사 주담대 증가 추세도 곧 꺾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시장금리가 빠르게 올라가고 있어 주담대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금리변동성이 커지면서 보험사로 쏠렸던 대출 수요가 다소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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